감독:나카다 히데오, 다카하시 히로시
출연:마츠시마 나나코, 사나다 히로유키
등급:18세 관람가
상영시간:98분
국내개봉:1999. 12. 11
아사가와 레이코(마츠시마 나나코)는 조카 토모코의 사망 소식을 듣는다.
그는 학생들 사이에 떠도는 이상한 비디오에 관한 소문을 취재중이었다.
토모코의 죽음이 비디오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 아가사와는 의문의 비디오를 찾아나선다.
그녀는 비디오를 본 사람은 일주일 안에 죽는다는 이상한 메시지를 보고 죽음을 예감한다.
이혼한 남편인 류지(사나다 히로유키)에게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류지는 비디오에서 나오는 소리가 이즈 근방의 오시마섬에서 쓰는 방언임을 알고 비디오의 주인공인 시즈코라는 여인을 조사한다.
그러나 친정 아버지에게 맡겨 놓은 아들 요이치가 그 비디오를 보는 장면을 목격한다.
아들의 목숨까지 위태로워진 것이다.
그녀는 죽음을 무릅쓰고 사건을 밝히기 시작한다.
예정된 일주일이 흘렀다.
그러나 아가사와는 무사하다.
그러나 류지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과연 아가사와와 류지의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링'에서 살아남는 비밀은 복제다.
주인공 아가사와와 류지의 차이는 바로 염력이 깃든 비디오를 복제하는가 하지 않는가다.
아가사의 비디오는 복제된 후 류지에게 넘어갔다.
그러나 류지는 복제를 하지 못했다.
일주일이 지난 후, 아가사는 살아남았지만, 류지는 죽음을 당한다.
아가사는 결국 아들을 살리기 위해 복제된 비디오 테이프를 들고, 친정으로 달려간다.
죽음을 앞둔 친정 아버지에게 복제의 저주를 주고, 아들을 구하기 위한 것이다.
일본영화 '링'은 공포영화의 수작이다.
한 여인의 원한, 끊이지 않는 죽음, 우물, 섬 등은 고전 공포의 코드.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비디오 테이프와 복제가 공포의 매개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비디오테이프는 아날로그의 상징이고 복제는 디지털의 코드다.
이 작품이 만들어진 1990년대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과도기. 우물에서 나와 TV모니터로 튀어나오는 '링'의 귀신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복제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는 현대를 고전적인 공포에 잘 연결시켰다.
21세기 디지털시대는 '복제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디지털의 복제는 0과 1로 이뤄진 완벽한 형태의 복제다.
비디오 테이프를 복사하는 것처럼 물리적으로 늘어나거나, 화질이 저하되지도 않는다
디지털 카메라, MP3, Divx, 동영상 등 디지털로 변환된 모든 것은 원본 형태로 복제가 가능하다.
'매트릭스'에서 수백 명으로 복제된 스미스 요원은 디지털시대의 광포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새로운 두려움의 대상이다.
그래서 3편 '매트릭스3:레볼루션'에서는 인간(네오)과 기계의 공동의 적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90년대 이후 세간의 화제를 모은 모 연예인의 비디오 테이프 파문은 흡사 복제된 스미스요원처럼 본질을 떠나 확대와 재생산된 디지털시대의 어두운 부분이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의 복제는 다른 의미에서 새로운 문화들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기도 하다.
인터넷의 발달과 확산에 따라 세계는 이미 같은 문화권에 놓였다.
한 국가, 한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나 만들어진 것은 순식간에 세계 곳곳으로 번져나간다.
펀 사진, 펀 글 등과 같은 단순한 옮기기 형태에서부터 리얼타임 송수신, 쌍방향 통신 등을 통해 지식과 정보, 기술의 공유가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는 시대인 것이다.
이는 문명의 발달을 가속화하는 한편 세계적인 불평등 구조를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인터넷이나 컴퓨터 같은 인프라의 국가적.지역적 차이를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선결 과제이긴 하지만.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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