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발빠른 대응에 놀랍기도 하고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 없었습니다".
최근 외국은 태풍이나 자연재해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견학하기 위해 대구시 자연재해 방재 시찰단의 일원으로 대만에 출장갔던 대구시 도시계획과 안용모(48) 시설계획 담당은 대만 지하철을 이용했다가 놀라운 모습을 봤다.
타이베이(臺北)건운지하철공사가 운영하는 대만지하철의 역무원들이 남녀 구분할 것 없이 모두 허리춤에 소화기를 하나씩 차고 있었기 때문.
우리나라의 자동차나 가정집에 비치하는 길이 20cm 정도 크기의 플라스틱 병으로 만든 이 소화기(중국명 滅火器)는 지하철에서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때 즉각 대응하기 위한 것.
안 담당이 소화기 휴대 이유를 묻자 지하철 근무직원들은 "대구에서 지하철 화재참사가 일어난 뒤 회사에서 만약의 화재에 대비, 지급한 것"이라면서 "한국 지하철 사고 이후 달라진 모습"이라 말했다.
또 안담당은 "국부(國父)기념관역과 시정부(市政府)역에서 만난 이들이 별다른 불편없이 소화기를 몸에 지니고 다니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다고 말했다"면서 "대구지하철 참사에서 배운 것이라고 이야기할 때는 정말 놀랍고 부끄러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대만지하철역의 역사입구는 외부에서 물이 넘쳐 흐르지 않도록 계단 턱을 우리보다 2배쯤 높이는 등 자연재해에 대비하는 모습을 갖췄다"면서 "대구지하철과 비교해 참조할 만한 사항들이 적잖았다"고 덧붙였다.
안 담당은 곧 견학 보고서를 시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월18일 대구지하철 화재참사가 난뒤 대만정부는 같은달 22일 타이베이 지하철공사 사장을 비롯, 타이베이시 교통국장 등 8명을 파견해 사고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와 사고대처 방식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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