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빨리 가려다 큰코 다쳐요"

구미~대구간 경부고속도로가 다음달에 8차로로 확장돼 개통되면 두 지역은 실질적으로 동일 생활권으로 묶이게 된다.

교통 체증 해소로 출퇴근 인구가 증가하고 교통량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2004년 12월쯤 대구~포항간 고속도로까지 개통되면 대구와 안동.구미.포항 등 경북 주요 도시는 국도를 대신해 고속도로망으로 연결되게 된다.

이에 따라 생활적인 면에서 편의성 증대는 물론 지역간 산업 연계성이 높아지면서 지역 경제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잇단 고속도로 확장과 개통을 앞두고 한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숙지지 않는 고속도로 사고 때문이다.

올 들어 10월까지 경북 지역내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모두 842건. 하루 평균 2.8건 꼴로 사고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올들어 53명이 숨졌다.

▨도로 확장으로 높아진 사고 위험

다음달 23일 동대구~구미간 경부고속도로가 확장되면 갓길 미확보로 인한 사고 위험이나 교통 체증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과속으로 인한 사고 위험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경북도 교통안전계 정순식 계장은 "확장공사가 끝나면 중앙분리대가 고정식으로 설치되고 갓길이 확보됨에 따라 중앙선 침범이나 차로변경으로 인한 사고 위험은 줄어들 것"이라며 "그러나 도로 사정이 좋아짐에 따라 과속차량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돼 대형사고의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올 들어 과속으로 무인단속카메라에 단속된 건수는 대구.경북지역내 고속도로에서만 모두 3만여건이다.

이같은 과속 위험을 줄이기 위해 경북경찰청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 고속도로 확장 구간에 무인 단속카메라 10여대와 모형 카메라 10여대 이상을 설치하고 이동식 카메라와 자동차 탑재형 카메라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동대구-구미 구간에는 2, 3㎞ 간격으로 무인단속카메라가 설치되는 셈이다.

한편 경찰은 도로 확장으로 주행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졸음 운전 또한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들어 고속도로 사고로 사망한 53명 중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망자가 17명에 달해 전체 사망사고의 32%를 차지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체 교통사고 중 졸음운전이나 갓길 주정차, 자동차 정비 불량 등의 안전운전 의무를 지키지 않아 발생한 사고가 전체의 90.4%를 차지한다"면서 "졸음 운전은 정확한 집계가 어렵기 때문에 실제로 이로 인한 사고는 휠씬 많을 것"이고 밝혔다.

▨갓길 사고위험 높은 동대구-영천 공사구간

특히 확장공사가 진행중인 동대구~영천 구간은 갓길 확보는 물론 중앙분리대 설치가 미비해 사고 위험이 더욱 높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고속도로 순찰대 관계자는 "도로공사 측에 갓길 확보를 요구했지만 예산 문제 등으로 사실상 확보가 어렵고, 대신 유도조명이나 안전시설 등을 늘리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올들어 대구.경북 지역내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갓길 주.정차 중 사고는 총 33건으로 8명이 사망하고 46명이 중상을 입었다.

작년에는 총 79건의 갓길 사고가 발생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갓길 미확보는 차량 고장 등의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정차할 마땅한 공간이 마련되지 않아 주.정차로 인한 추돌사고의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며 "차량 고장이나 사고 발생시 교통 정체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어 운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여기에다 고속도로 확장 부지 내 문화재 발굴 문제로 공사가 시작되지 않은 영천~경주~언양 구간(56.4㎞)이 착공되면 갓길 미확보로 인한 사고 위험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공사 구간은 잦은 차로 변경으로 중앙분리대 설치가 미비해 중앙선 침범 사고의 우려도 높다.

올들어 지역에서 발생한 중앙선 침범 사고는 모두 11건으로 2명이 숨지고 22명이 부상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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