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대해 너무 실망이 큽니다.
형님에 대한 언론보도만 무성했지 정부내 책임있는 기관은 지금까지 영천의 가족들에게 단 한번도 찾아온 적이 없습니다.
송환 여부 등 가족들이 궁금해하는 소식을 전혀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국군포로 출신 탈북자 전용일(72)씨의 동생 수일(64.영천 화산면 유성리)씨는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원망했다.
며칠째 애간장을 태운 수일씨는 인터뷰 도중 걸려온 모 방송국의 프로그램 출연요청 전화를 받고 역정부터 냈다.
수일씨는 "지난 17일부터 신문.방송의 인터뷰 요청과 전화공세 때문에 며칠간 공사일도 제대로 못나갔지만 정작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며 "정부당국의 공식적인 답변이라도 듣고싶다"고 하소연했다.
큰아버지를 걱정해 달려온 전수일씨의 아들 경찬(39.회사원).준억(37.회사원)씨 부부, 8촌 동생 승호(50)씨 등 친척들도 국방부를 비롯한 우리 정부의 무책임한 일처리를 비난하면서 전용일씨가 하루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고향에 돌아오기를 바랐다.
전용일씨 가족들은 국군포로가 확실한 만큼 정부나 언론은 가족들에게 관심을 가질 게 아니라 하루속히 전씨를 고향으로 데려오는 일에 주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전씨의 조카 준억(37)씨는 "탈북자에 대한 정부의 외교력 부재와 무성의 때문에 일이 꼬이고 있다"며 "큰아버지의 귀국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했으니 정부의 답변을 기다려보고 안되면 가족들이 직접 찾아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전용일씨는 1.4후퇴 당시 19세 나이에 징집됐으며 6사단에 소속돼 전투에 참가했다.
이후 휴전협정 체결무렵 소식이 끊겼고 몇년 뒤 전사자로 처리됐다.
그러나 가족들은 그의 정확한 기일을 몰라 매년 6월6일 현충일에 제사를 지내왔다.
전씨 가족들은 "조국을 위해 싸운 국군포로라면 책임지고 고향으로 데려와야 제대로 된 주권국가가 아니냐"며 "이토록 무성의한 정부를 믿고 앞으로 누가 조국을 위해 전쟁터로 나가겠느냐"고 비난했다.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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