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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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농산물 국산둔갑 단속을

김장철을 맞아 수입 고춧가루와 당근이 국산으로 둔갑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국산 고춧가루와 중국산 고춧가루가 5 대 5 또는 7 대 3의 비율로 섞여 유통되고 있다.

중국산 깐 양파를 국산으로 위장 판매한 경우도 적발됐다.

특히 음식 재료 단가를 낮추기 위해 수입 당근과 양파를 사용, 폭리를 취한 급식업체도 있었다.

'받을 건 다 받고, 해줄 건 안 해주는' 불량음식을 제공하고 있는 셈이 아닌가.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의 먹을거리 모두를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될까 걱정이다.

농산물 원산지 허위 표시 판매는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소비자들은 엉터리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하게 되는 형국이다.

지금 농촌은 고사 위기에 처해있다.

피폐한 수준을 넘어 절망적이라고까지 말하는 오늘의 농촌 현실을 감안하면 농산물 원산지 허위 표시는 농민들의 자존심마저 짓밟는 몰염치한 처사다.

자유무역협정, 쌀 재협상 등 농업 개방 압력이 갈수록 드세지고 있다.

농촌 살리기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는 이 상황에 찬물을 붓는 행동이다

정치가 민생을 우선하고 행정이 바로 서야 하는 것이 급선무이지만 '양심 불량'이 활개치는 세태는 어떻게든 바로 잡아야 한다.

당국은 시민이 안심하고 우리의 먹을거리를 살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해 검사와 단속을 철저히 해야 한다.

소비자들도 앉아서 당할 것이 아니라 팔 걷고 나서야 한다.

시민운동은 이런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은두성(대구시 검단동)

*봉사는 사회변화의 힘

올해 대구는 지하철 참사, 태풍 '매미'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너무나 많은 이들이 생각지도 않았던 불행에 절망하고 쓰러졌다.

대구는 그렇게 힘들고 어렵게 한 해를 지나왔다.

하지만 이러한 힘겨움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이웃의 불행을 자신의 일처럼 아파하며 작은 힘을 모았던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이 컸다.

온 대구시민을 슬픔 속으로 빠뜨렸던 지하철 참사 당시, 전국에서 모여든 수천의 자원봉사자들이 생업도 잊고 현장에서 희망을 전해주려 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

지난 8월 대구하계 U대회가 성공리에 개최될 수 있었던 것도 자원봉사자들의 힘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또한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할퀴고 간 지난 9월은 또 어떠했는가. 이렇듯 자원봉사는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힘이며, 또한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기도 하다.

사회는 이러한 자원봉사자를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이며, 육성하고 장려할 책임이 있다

얼마전 대구시의 지원을 받는 장애인단체 행사를 몇 차례 다녀온 적이 있다.

이 행사에 참석한 내빈 소개를 하는 과정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분들에 대한 소개는 전혀 없었다.

구체적인 사정은 알 수 없겠지만 행사에 관련된 대구시 공무원의 편의에 의한 결과로 짐작이 되었다.

물론 대가를 바라고 자원봉사를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 분들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는 있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 구청 하위직 공무원이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상금으로 받은 300만원 전액을 지역 장애인을 위해 써 달라고 공동모금회에 기탁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또 지역 시각장애인들의 등반대회에서는 수성구 구민운동장에서 팔공산까지 몇 번이나 왕복하며 꼼꼼하게 장애인들의 안전을 지키려 애쓴 경찰관 덕분에 무척 편안했다는 행사 참가자의 말을 들은 적도 있다.

현재 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주인이 누구며, 사회를 지탱하는 힘은 과연 무엇인지 다시 한번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노세중(대구곰두리봉사회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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