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이 넘쳐 나고 있다.
건강식품의 시장 규모는 연간 10조원. 의약품 시장의 2배를 차지하다 보니 경쟁 또한 치열하며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6년 전 위암 수술을 한 김모(55세)씨는 당뇨와 간경화가 생겨서 병원 치료를 하고 있었다.
주위의 권유로 건강식품을 소개 받았는데 암과 당뇨, 간경화를 완치 시킨다는 설명에 500만원이나 주고 제품을 구입했다.
김씨는 이 식품을 먹는 동안 다른 약을 먹어서는 안된다는 설명에 따라 건강식품만 복용했다.
하지만 2개월 만에 몸이 붓고 각혈이 있어서 연락을 했으나 호전 현상이므로 약을 계속 먹으라고 했다.
환자는 3개월 만에 상태가 악화돼 사망했으며 유족들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한 상태이다.
하지만 회사는 판매원의 무지로 그런 일이 생겼다고 발뺌하고 있다.
현재 많은 건강 보조 식품, 기능성 식품이 통용되고 있지만 개념이 명확하지 않고 관리 시스템 또한 정돈되지 않았다.
모든 음식은 어느 정도의 다양한 기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옛날부터 음식은 병의 치료나 예방에 이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술과 접목되면서 효과를 과대 포장해서 상품화되는 일이 없지않다.
원래 약품은 많은 과정을 거쳐서 효과뿐 아니라 부작용에 대한 검증을 한 후 시판이 결정되지만 건강식품은 말 그대로 식품 그 자체이다.
시장에서 파는 시금치나 콩나물과 다를 바가 없다.
신고만 하고 판매를 하면 고발이 없는 한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다.
2002년에야 관련법들이 제정되면서 정비를 하고 있지만 현재는 사설 단체인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서 자체 규정한 원료, 시설, 광고 등에 대한 권고 사항만 있을 뿐이다.
건강식품의 문제는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점과 효과의 불확실성이다.
지난 3월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은 37개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선전되는 200여개 건강보조식품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효과가 의.약학적으로 증명된 제품이나 영양소는 전체의 35% 정도에 불과했다.
나머지 65%는 효과가 증명되지 않았거나 오히려 해로울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되는 건강 보조 식품에 관한 불만 신고는 할인 회원권에 이어 2번째로 많으며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식품이 건강에 중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고 과대광고에 대한 규제가 없으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증명된 치료법을 거부하고 건강식품에 매달리게 하는 것은 범죄 행위이다.
금연, 적당한 운동, 이상 체중 유지, 스트레스 감소 및 균형 잡힌 식생활 습관은 건강한 삶에 중요하다.
병을 조기 발견하기 위한 정기적인 검진 또한 필요하다.
건강식품은 여기에 덧붙여 활용할 생활 양식의 한 부분은 될 수 있다.
담배를 피우고 비만이 있으며 불규칙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건강을 대신해 줄 해결책은 아니다.
치료용은 더욱 아니다.
임재양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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