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불황과 노사 분규, 또다시 시작된 구조조정으로 직장인 대부분이 우울한 가운데서도 대구시 산하의 공기업 직원들은 회사의 경영상태와 관계없이 올해도 비교적 두둑한 성과급으로 따뜻한(?) 겨울을 맞을 전망이다.
공공성을 확보하면서 합리적인 기업경영 방식도 도입한다는 목표로 설립됐지만 행정자치부의 '예산편성지침'은 최악의 경영 실적을 보였더라도 성과급을 무조건 받을수 있게끔 했기 때문.
대구시가 2003년 행정사무감사와 관련, 산하 5개 공기업의 직원 2천150여명에 대한 기관성과급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예년처럼 올해도 1인당 평균 220만~320만원씩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집계됐다.
눈덩이 적자에 허덕이는 대구지하철공사를 비롯 대구도시개발공사, 대구시설관리공단, 대구의료원, 대구환경시설공단 등 5곳의 공기업에서 지급되는 성과급은 어림잡아 총 57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5개 공기업이 경영 실적에 관계없이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것은 행자부가 규정한 '지방공기업 예산편성지침'때문이다.
이 지침에 따라 전국 96개의 지자체 관련 공기업들은 매년 당초 예산을 편성할때 성과급을 예비비로 미리 편성해놓고 있는데 전문기관의 경영평가후 가~마 5등급으로 나눠 기본급의 100~300%를 차등지급하게 된다.
경영평가가 최악인 마등급의 공기업도 기본급 100%의 성과급이 보장되는 것.
올해 경영평가에서는 대구의료원이 지난 99년부터 5년 연속 가등급을 받아 234명의 직원에게 공기업 중 최고인 평균 320만원(총 7억3천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다.
또 나등급으로 분류된 대구시설관리공단(228명)과 대구환경시설공단(298명)은 1인당 310만원(7억2천만원)과 300만원(9억원)씩, 라급인 대구도시개발공사(108명)는 1인당 220만원의 성과급을 받게 됐다.
엄청난 누적 적자를 안고있는 대구지하철공사(1천284명)는 지하철 사고때문에 외부의 경영평가를 받지 않았지만 대구시는 자체 평가(다등급)에 따라 1인당 240만원(31억원)의 성과급을 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5개 공기업은 대구시가 출자하거나 시의 재정 지원을 받고있는데 올해는 환경시설공단과 시설관리공단에 각각 782억원과 177억원, 지하철공사 지원을 위해서는 360여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이와 관련, 대구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손명숙 의원은 행정사무감사에서 "시민의 세금으로 성과급을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것이 과연 필요한 것인가"라며 시정을 촉구했고 시측은 "규정상 어쩔 수 없으며 사기 앙양과 직원들의 생계지원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 해명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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