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장편 '심청' 발표
장편 '심청'(상.하.문학동네 간(刊))은 소설가 황석영(60)씨의 붓끝에서 새롭게 탄생한 '심청전'이다.
공양미 300섬에 중국 상인에게 팔려가 인당수로 뛰어들어야 했던 심청은 이 소설에서 동아시아 '매춘의 오디세이아'를 온몸으로 살아내는 역동적 인물로 부활했다.
중국으로 향하는 배 안에서 '청'은 '렌화'(연꽃)라는 이름을 얻었다.
풍랑을 잠재우는 제물이 돼 형식적인 굿을 치른 열다섯의 그네가 차(茶) 장사로 돈을 번 첸대인의 첩실로 팔려가는 길이었다.
첸 대인이 죽자 막내아들 구앙을 따라 기루(妓樓)로 간 렌화는 처음으로 자신의 몸을 팔면서 기나긴 매춘의 여정에 발을 딛는다
그곳에서 떠돌이 악사를 만나 둘만의 혼례를 치르고 기루를 도망치지만 곡절 끝에 다시 기녀로 돌아와 타이완의 지룽 섬으로 팔려간다.
하룻밤에 열두세 명의 사내를 감당하던 그네는 기녀의 대모인 샹 부인을 만나고 영국인 제임스의 첩이 돼 싱가포르로 간다.
그네는 싱가포르에서 '로터스'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제임스가 본국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또다시 지금의 오키나와인 류큐로 옮겨가 '렌카'로 살며 두번째로 가정을 꾸리지만 남편은 격변에 휘말려 사사(賜死)된다.
이 줄거리를 기둥으로 작가는 고전의 가부장 이데올로기 속에 효녀로 위치되는데 그쳤던 심청에게 새로운 역할을 주었다.
서구 자본주의의 기획에 의한 19세기 동아시아의 근대성은 명백히 인간의 존엄을 훼손한 남성적 욕망모델의 과정임을 폭로한 게 그것이다.
문학평론가 류보선씨는 "심청은 광기의 모더니티가 만들어놓은 욕망모델을 그대로 내면화하지 않는다.
지옥과 같은 경험을 할 때마다 자본주의 욕망 모델이 사실은 인간 자체의 지존과 위엄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임을 깨닫고 그것의 허구성을 끊임없이 자기화한다"고 말했다.
황씨는 영국 대사관 주선으로 내년부터 2년간 영국에 가서 영어공부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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