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토론문화

우리 사회는 토론할 문제가 가히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대.

지금도 텔레비전에서 밤늦게 전문인과 정치인들이 나와서 토론을 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더구나 정치문제, 파병문제, 노사문제, 경제문제 등 앞으로 토론할 문제들은 더욱더 많아질 것이 분명하다.

그것은 우리 사회 자체가 다양화, 다변화, 세계화되어 가는 요인도 있지만 개인이나 집단의 요구가 강해지고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요구가 많아지고 다양해지는 추세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더욱더 큰 문제는 이제 통일분위기가 점차 더 뜨거워지면서 통일의 세부적 조치에 대해 각 개인과 단체의 요구조건을 조정하기 위한 토론은 가히 봇물 터지듯 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토론할 일은 많아지는 데 비해 토론문화가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깝고 앞으로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훈련 대비할 일이라고 본다.

우선 우리는 교육에서부터 토론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아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대부분의 토론을 보면 전문인이면서도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흑백논리에 사로잡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치 자기가 주장하고 있는 것이 절대적 진리인 양 화를 내고 목청을 높인다.

제3의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는 여유를 절대로 가지지 않는다.

전문가에 의하면 우리의 토론 습관은 자기와 의견이 다르면 우선 화부터 내고 본다.

다시 말하면 적대감을 가지고 출발하는 잘못된 습관을 가지고 있다.

절충을 할 수도 있고, 제3의 가능성을 만들고 찾아낼 가능성을 가지고 자기의견에서 더 좋은 의견이 보충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가지고 토론에 임하는 자세가 부족하다.

이제 정말 토론은 우리사회 여론조성에 가장 합리적 수단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등학교에서부터 사회 각 분야에 이르기까지 진정한 토론문화가 형성되고 정착되어야 한다.

"이것이냐, 저것이냐, 흑이냐, 백이냐, 내 말에 반대하면 적이다"라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나도 모르는 것이 많이 있을 수 있다.

상대방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을 수 있다"는 폭넓은 의식을 가지고 토론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지금도 서민들은 작은 대포 집에서, 전문집단까지 서툴고 감정적인 토론을 일삼고 있다.

이병욱(하이스피치닷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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