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쓰레기

지난해 쓰레기 발생량이 사상 처음 1억t을 넘었다.

국립환경연구원의 발표다.

생활 및 사업장 폐기물이 하루평균 26만9천t으로 전년대비 6.6% 증가해 하루 평균 26만9천t, 연간 9천818만t이 나왔고 여기에 290만t으로 추산되는 사업장내 지정폐기물을 더하면 폐기물 연간발생량이 1억108만여t으로 1억t을 넘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쓰레기 발생량이 새 기록을 세운 것은 지난해 뜻밖의 재개발.재건축 붐이 일어 건설폐기물이 하루평균 12만141t을 기록, 전년 대비 10.7% 늘어난데다 태풍 '루사' 등 수해로 인해 생활폐기물이 하루 4만9천902t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생활폐기물은 수해가 심했던 강원도에서 하루평균 2천138t이 발생, 23%나 늘었고 경남도 3천t으로 11.5% 증가해 수해쓰레기가 큰몫을 차지했다.

▲환경부는 우리나라 쓰레기 관련 법제가 '이원화'서 '일원화' 다시 '세분화'의 단계를 밟아온 것으로 정리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까지 생활폐기물은 '오물청소법', 사업장폐기물은 '환경보전법'에 의해 관리돼 왔으나 쓰레기가 갈수록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하면서 1986년 '폐기물관리법'이 제정돼 관리체계가 통합 일원화됐다.

그러나 그 이후 쓰레기 물량이 계속 많아지고 복잡다기한 문제를 야기하면서 '폐기물관리법'의 세분화가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오물청소법 시대인 1961~1977년은 본격 산업화 이전, 가난했던 시절이다.

폐기물이라는 말보다는 그냥 쓰레기였다.

연탄재가 골목마다 쌓여 을씨년스런 풍경을 연출했고 눈이 내리거나 얼음이 얼면 미끄럼을 막기위해 도로에 던져져 유용하게 쓰여지기도 했다.

그리고 농촌뿐 아니라 멋쟁이 도시의 골목길에까지 향기롭지 못한 냄새를 진동시키며 분뇨를 푸던 시대이기도 했다.

인부가 분뇨통을 어깨에 지고 연탄재 쌓여있는 골목길을 위태위태하게 걸어 가던 시대였다.

▲1978년부터 '환경보전법'시대가 된다.

환경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확산되면서 1978년 '환경보전법'이 제정되고, 1980년에 환경청이 발족되며 오물, 쓰레기 정도로 치부되었던 쓰레기 문제가 환경이라는 광범위하고 고상한 개념에 편입된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곧 '폐기물' 시대로 넘어가 쓰레기라는 다소 소박한 개념에서 흉칙한 느낌마저 주는 폐기물로 전환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반폐기물''산업폐기물'에 '특정폐기물', 그리고 '생활폐기물' '사업장폐기물'에 '지정폐기물'등 머리 아플 정도로 복잡하고 어려워지기도 했다.

쓰레기 1억t시대에 연탄재 시절이 아련한 느낌이다.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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