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밖에서 배운다-고분 체험

역사를 공부하는데 고분만큼 현장감과 사실감을 느낄 수 있는 것도 드물다.

고분이 만들어진 배경과 축조 과정, 출토된 유물들을 입체감 있게 알기 위해서는 현장을 찾는 게 중요하다.

고분 모형을 만들어 놓고 고분의 모습을 생생하게 재현해놓은 경남 '창녕 박물관'은 고분을 이해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곳이다.

▲고분 알기=분(墳)은 흔히 흙을 쌓아 만든 묘를 뜻한다.

우리나라의 고분은 선사시대 부족사회에서부터 고대왕조가 확립되는 삼국시대, 신라의 삼국 통일 이후 불교의 영향으로 화장이 성행해 고분이 쇠퇴한 시기까지 주로 만들어졌다.

죽은 사람을 떠나보내는 방식은 예부터 땅속에 파묻는 토장(土葬), 물속에 넣는 수장(水葬), 지상에 시체를 노출시켜 썩게 하거나 짐승에게 먹이는 풍장(風葬), 불에 태우는 화장(火葬) 등이 있다.

토장에는 구덩이식과 굴식이 있다.

구덩이식은 대개 돌로 된 석실과 흙으로 된 토곽, 나무널, 돌널 등을 사용한다.

대개 주검을 한번 묻으면 완전히 밀폐하는 경향이 있다.

굴식은 입구에 문을 만들어 추가로 묻을 수 있도록 하는 게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무덤은 신석기 시대부터 나타나며 청동기 시대 이후엔 무덤 형식이 다양해지고 매장하는 용품이 많아졌다.

통일신라시대 이후에는 매장하는 용품이 적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있다.

무덤의 형태와 매장품이 많고 적음에 따라 시대구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교동.계성고분군=창녕은 고분의 도시처럼 보인다.

교동고분군은 비화가야 때의 것으로 인근의 송현.계성고분군과 잘 어울려 있다.

우선 교동고분군에 들러 전체 모습을 둘러본 뒤 고분군 옆에 마련된 창녕 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고분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박물관에서는 고분을 축조하는 과정의 모형과 고분을 발굴하는 과정을 사진으로 전시해둔 것을 볼 수 있다.

고분 터를 살펴보는 것에서부터 땅을 고르고 터를 파서 돌을 만들어 나르는 과정, 석실 내부를 돌로 쌓고 뚜껑을 덮어 유물을 넣는 모습 등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고분을 발굴하는 과정 역시 학습거리로 좋다.

박물관 옆으로 6세기에서 7세기 사이에 만들어진 계성고분 이전 복원관을 만들어 두었다.

사실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한 것이다.

계성고분은 주검을 위에서 넣어 안치하고 덮은 구덩이식과 주검을 옆에서 넣은 앞트기식 돌방무덤, 항아리를 넣어 만든 돌방무덤이 섞여 있어 흥미롭다.

이외에 석실 중앙부를 중심으로 별 모양의 방사선 형태에 색깔이 다 다른 흙과 돌을 이용하여 봉분을 만든 점도 이채롭다.

박물관의 조경화 학예연구사는 "대형 고분을 만들기 위해서는 흙과 돌이 많이 필요한데 조를 나누어서 책임지고 할당량을 채워넣는 방식으로 하기 때문에 흙과 돌이 다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고분 구석구석에 담긴 뜻과 과거의 모습을 좇다 보면 역사에 대한 흥미와 이해는 더욱 깊어질 것이다.

김경호(체험교육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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