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상최대 실적 '포스코' 경영전략

'매출액 11조7천538억원, 순이익 1조7천340억원'. 포스코가 올들어 3분기까지 거둔 성적표다.

경제가 장기불황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가운데 포스코는 사상 최고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지난달 9일 오후 3시, 기관투자가를 포함한 국내외 주식 투자자들의 눈길이 포스코 홈페이지(www.posco.co.kr)로 집중됐다.

이날 포스코는 증권거래소에서 이루어지던 분기별 실적발표(IR)를 인터넷으로 실시간 생중계했기 때문. 투자자들은 경영실적은 물론이고 현장에 참석하지 못하는 투자자들까지 배려하는 회사측의 새로운 시도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였다.

◇고객.투자자의 인정

그로부터 한달여가 지난 11월26일 포스코는 한국IR협의회로부터 IR우수기업상 대상을 받았다.

'포스코가 경영의 투명성과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과 각종 기업정보를 신속.정확하게 전달했기 때문'이라는 선정 이유도 발표됐다.

단순히 사상 최고치의 경영실적을 달성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우수한 기술과 품질 경쟁력에다 고객과 투자자 중심의 경영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공식 인정이었다.

지난 3분기까지 포스코의 경영실적은 작년 한해치(11조7천286억원, 1조1천억원)를 이미 능가한 것이다.

포스코 황태현 전무는 "모든 임직원들이 '항상 한발 앞서면 영원히 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짧지만 강한 메시지가 담긴 자가진단을 내렸다.

언젠가 박태준 명예회장은 "외부에서 '포스코는 불황을 모른다'고 말하는데, 사실 그 이면에는 불황에 대비하는 모든 직원의 노력이 담겨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지 않으면 결국 뒤진다는 황 전무의 말과 불황에 대비하는 유비무환을 강조하는 박 명예회장의 말은 궤를 함께 한다.

◇끊임없는 연구로 준비하는 내일

포스코 매출실적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것은 2006년까지 철강관련 모든 분야에서 사실상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이른바 '6대 전략과제'의 성공에 뿌리를 두고 있다.

6대 전략과제의 핵심은 보편화된 품종과 기술은 후발업체와 후진국에 넘겨주는 한이 있더라도 고부가가치 고급강철 분야만큼은 독보적인 지위를 굳힌다는 것. 이 사업의 3년간 총투자비는 무려 1조9천억원에 이른다.

포스코는 이같은 집중투자를 통해 자동차 강판과 석유.가스 수송용 강관으로 사용하는 API 강재나 전기강판, 니켈을 전혀 넣지않은 스테인리스 400계, 전기강판 등 4대 전략상품 시장을 '포스코' 마크가 찍힌 것들로 메운다는 작전을 추진 중이다.

이 작전은 이미 상당 부분 목표치에 근접했다.

김정원 전무는 "조만간 중국이 스테인레스 300계를 대량 생산할 것이라는 위협이 나오는 상황에서 포스코도 같은 품종을 고수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싼 것은 기술 이전해주고, 대신 의료용품 등 비싼 강재는 모두 포스코산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했다.

◇세계와 함께 하는 미래경영

4대 전략제품 외에 포스코가 전력투구하는 2가지 추가과제가 있다.

쇳물에서 바로 철판을 뽑아내는 파이넥스 기술의 완전 상용화와 외부의 어떠한 충격에도 변형되지 않는 차세대형 구조용강 제조기술 개발이 바로 그것. 이같은 6대 전략과제가 완료되는 2007년에는 자동차 강판 판매량은 지금보다 100% 늘어난 450만t에 이르고, 나머지 고부가가치 강제품의 생산량도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는 현재 고강도 아연도금강판 개발 등 7개 핵심 기술에 대해 해외 유수 철강사와 전략적 R&D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국제적인 철강부문 R&D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할 계획도 갖고 있다.

'산업의 쌀인 철강분야 우위는 한국이 모든 산업에서 앞설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하는 것이다'. 불황속에 일궈낸 포스코의 사상 최대 경영실적은 미래경영의 표본모델이 되고 있다.

포스코는 28일 내년도 조강생산량을 사상 처음으로 2천900만t대로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 세계 철강업계를 긴장시켰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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