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가장 책 안읽는 사람들이 대구사람이라고 한다.
특히 인문 서적은 더더욱 읽히지 않는다고 한다.
길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인문서적이 뭔가 물으면 대답도 못할 사람들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푸코의 저서 '말과 사물'은 텍스트의 난해함 때문에 정확한 의미 파악이 어려울 뿐 아니라 문학이나 철학에 관련된 전공자들이 읽어내기도 힘든 책이지만 프랑스 사회에서는 거뜬히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속속들이 텍스트를 모두 이해할 수 없지만 당대 철학자의 저서를 국민들 다수가 읽어낸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한 나라의 문화의 힘의 근원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대구 사람들이 왜 이리 보수적인가 하는 것도 어쩌면 책읽기와 연관지어도 괜찮을 듯 싶다.
책읽기는 개방이다.
책읽기는 자기를 열어놓는 것이다.
책읽기를 통해 우리는 깨닫고, 자신을 변화시키고, 바깥에 것, 나와 생각이 다른 것들에 대한 이해와 수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읽지 않으니 바깥이 보일리 만무하고, 남의 쓴 소리는 더더욱 들리지 않는 것이다.
옛 사람들은 어떻게 책을 읽었으며 책읽기가 인생에 전부였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고독한 책읽기와 책읽기에 열광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정민 교수의 '책 읽는 소리'를 읽으면서 나는 여러 개의 밑줄을 그어 놓았다.
그리고 책을 읽고 나서 줄 친 부분을 다시 컴퓨터에 옮겨 적었다
그 중 연암 박지원이 쓴 한 구절을 소개한다.
'아침에 일어나니 푸른 나무 그늘진 뜨락에 이따금 새가 지저귄다.
부채를 들어 책상을 치며 외쳐 말하기를 "이것은 내 날아가고 날아오는 글자이고, 서로 울고 서로 화답하는 글이로다"라고 하셨다.
오색 채색을 문장이라 한다면 문장으로 이보다 나은 것은 없을 것이다.
오늘 나는 책을 읽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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