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능 난이도 조절 잘됐나

2004학년도 수능시험에서 전체 수험생 평균점수가

대략 8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난이도 조절에 또다시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6일 표본채점 발표에서 5개 영역의 원점수를 단순

합한 총점은 인문계가 211.7 점으로 지난해보다 4.8점 오르고 자연계는 233.6점으로

0.7점, 예.체능계는 160.8점으로 0.7점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또 상위 50% 집단은 인문계가 269.0점으로 3.5점 오르고 자연계는 296.0점으로

1.8점, 예.체능계는 204.3점으로 3.3점 각각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었다.

이는 평가원이 전체 응시자의 6.5%인 서울.경기지역 4만3천687명의 답안지를 채

점한 결과.

그러나 전체 64만2천583명의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채점에서 5개 영역의 원점수

총점은 인문계 216.5점, 자연계 239.1점, 예.체능계 162.9점으로 지난해보다 9.6점,

4.8점, 1.6점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0%는 273.1점, 299.1점, 208.2점으로 지난해보다 7.6점, 1.3점, 0.6점 상

승했다.

표본채점 결과와 비교하면 전체 수험생은 인문계가 4.8점, 자연계가 5.5점, 예.

체능계가 2.1점, 그리고 상위 50%는 인문계가 4.1점, 자연계가 3.1점, 예.체능계가

3.9점 각각 뛴 셈.

이에 대해 평가원은 "전체 집단과 상위 50%의 영역별.계열별 원점수는 표본채점

에 의한 예상 원점수와 최고 2.5점 이내에서 차이가 나는 등 거의 비슷했다"고 설명

했다.

따라서 총점에서 비교적 큰 차이가 난 이유는 크게 두가지.

영역별로는 거의 1점 이내에서 점수를 맞췄지만 대부분 '짜게' 전망해 총점에서

는 비교적 크게 차이가 난데다 표본채점에서는 오답 처리했던 언어영역 17번 문항의

⑤번 답을 실제 채점에서는 정답 처리, 전체적으로 평균점수가 1.4-1.5점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영역별로 과학탐구는 낙폭이 엄청 컸던 반면 다른 영역은 이와 반대로 상

승폭이 너무 커 "지난해 과학탐구가 너무 쉬워 하향조정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평

가원의해명에도 불구하고 수험생 기대치 등을 반영하면 영역별 난이도 조정에서도

썩 높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난 2001학년도에 수험생 평균 점수가 27점 상승한 뒤 2002학년도에는 다

시 66.5점 하락했다 지난해 다소 오르리란 전망을 깨고 또 3.5점 떨어졌던 점을 감

안하면 올해 전체적으로 8점 안팎 상승한 것이 '제대로 된 점수분포'라는 평가도 나

오고 있다.

그러나 평가원이 난이도 조정에 어느정도 성공했다고 평가하더라도 사상 최초의

복수정답 인정, 매끄럽지 못한 출제위원 선정 과정 등으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

는 '수능시험의 신뢰도'를 잃었다는 점에서 이번 수능 역시 '또한번의 실패'라는 게

대다수 의견이다.

이번 파문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이종승 평가원장도 역설적으로 "나무에

는 낙엽도 있고 가지도 있지만 근본이 흔들려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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