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일년에 한번씩 치르는 전쟁이 있다.
가히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온 사회가 떠들썩한 대학입시 전쟁이 그것이다.
수능시험 치는 날이면 관공서와 주요 기관 출퇴근 시간까지 늦춰가면서 야단법석을 떠는 한국의 풍경을 보고 외국 통신사의 한국주재기자가 "한국에서는 죽느냐 사느냐식의 처절한 입시전쟁이 지금 막 시작 되었다"고 타전했다는 기사를 접하고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매년 치러지는 입시전쟁이지만 올해는 수능시험 문항의 정답시비를 둘러싼 논란까지 제기되어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속시원한 대책 마련도 없이 사과 몇마디로 그냥 시간이 흐르기만 바라는 듯한 교육행정의 모습을 보면서 입시전쟁에 대한 나의 인내심은 거의 한계에 다다른다.
입시전쟁의 다른 측면에는 대학들이 치르는 또 하나의 전쟁이 있다.
수능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의 홀가분한 마음과는 달리 대학들은 우수 학생 유치를 위해서, 혹은 정원을 채우기 위해서 수험생들의 움직이는 마음을 잡아야 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선호하는 흥미나 오락 위주의 입시설명회에서부터 직접 고교교사나 연고 학교를 찾아 다니며 학생유치를 위한 전쟁을 치러야 한다.
이러한 전쟁의 승자와 패자는 누구일까? 대학의 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의 아주 중요한 한 축이라면 우리는 모든 대학이 입시전쟁으로부터 승리하기를 바라야 한다.
제살깎아먹기식 전쟁이 아니라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각 대학마다 특성있는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우수교수 및 시설의 확보를 위한 장기적인 경쟁전략으로 갈 수 있도록 되어야 한다.
정원 확보라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글로벌 인재의 양성과 대학 경쟁력 향상을 위한 노력과 투자도 병행해야 할것이다.
어쩌면 수험생의 관심을 끌기위한 경품과 오락성 이벤트에 앞서 거시적 관점의 대학 발전전략이 더욱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또하나, 입시전쟁으로부터 모두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학벌이라는 족보가 평생 따라 다니는 사회 문화를 바꾸는 노력도 중요 할 것 같다.
그래서 출세를 위해서 대학을 가는 것이 아니라 큰 뜻을 가지고 사회와 국가에 봉사하는 가슴이 따뜻한 글로벌 인재를 키워내야 한다.
;황하진(대구가톨릭대 교수.경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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