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단식 6일째인 1일 오후 한나라 당사가 갑자기 술렁거렸다.
김수환 추기경이 사전 통보없이 최 대표를 위로하기 위해 한나라당을 방문한 것. 당직자들은 예상치 못한 김 추기경의 전격적인 방문에 처음엔 당황해 했으나 이내 고무된 표정으로 바뀌었다.
김 추기경의 방문으로 최 대표의 단식이 더욱 힘을 받게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가톨릭 신자인 최 대표는 김 추기경이 대표실에 들어서자 일어서서 두손을 가지런히 앞에 모으고 인사한 뒤 매우 낮고 공손한 목소리로 단식에 들어간 이유와 현재의 심경을 토로했다.
최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측근비리 특검법을 거부한 것을 내 양심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대통령이 문제를 풀지 않고 계속 틀어막고 있다.
국회 정상화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의 생각이 바뀌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 추기경은 "(우리사회에)문제가 산적해 있다"고 공감을 표시한 뒤 "그렇다고 언제까지 단식을 계속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정국 정상화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최 대표는 "(특겁법 처리는)원내 총무들이 하고 있고, 민주당과 자민련도 국회에서 재의결하기로 당론을 정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답한 뒤 "그러나 대통령이 하는 것은 별개 사안이기 때문에 생각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추기경은 "정치 내용을 말할 수는 없고, (최 대표를)이해한다.
그러나 국회가 정상화돼야 국민이 안심한다"면서 "뭔가 평화로운 길,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 순리로 되길 기도하겠다"고 말하자 최 대표는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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