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열린 문경시 확대간부회의 분위기는 시종 무거웠다.
박인원 시장의 아들이 대표로 있는 제룡산업이 주가조작 혐의로 금융감독원에 의해 검찰에 고발 조치된 것과 관련해 박 시장이 이를 해명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제룡산업의 설립자이기도 한 박 시장은 이날 자신의 주가조작 연루설에 대해 "금감원이 혐의가 없어 내사 종결한 사안을 일부 언론이 시장을 곤궁에 빠뜨리기 위해 보도했다"고 강변했다.
박 시장은 이어 간부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업무에 충실하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시장의 해명에도 불구, 문경시청 직원들은 찜찜한 표정들을 지우지 못했다.
박 시장은 지난 6월 시민 공모주 중단 사태가 벌어졌을 때도 "언론이 왜곡 보도를 해서 파문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당시 지역의 한 유력인사는 "시정에 비판적인 보도만 나오면 모든 잘못을 언론에 전가한다"고 꼬집었다.
최근 문경에선 "폐광 후 낙후된 지역발전을 앞당기고 올바른 시정을 추진하라고 선출한 시장이 주가조작 시비에 휘말려 허둥대는 모습을 보니 한심하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제룡산업이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고, 17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금감원의 조사 결과를 박 시장이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시민은 "언론뿐 아니라 국가기관인 금융감독원의 조사까지 불신하는 태도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문경시청의 한 관계자는 "부정부패에 연루된 사람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하던 박 시장의 당부가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면서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강병서(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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