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릉 1년의 3분의1 '뱃길'끊겨 고립

기상특보 발령으로 엿새 동안 고립됐던 울릉도의 뱃길이 1일 열렸으나 공무원 시험과 축제 등 각종 행사가 줄줄이 순연되는 등 차질을 빚었다.

이에 울릉 주민들은 "육지와 연결하는 대체 교통수단 확보가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울릉군은 경북도청에서 보낸 공무원 시험문제지가 뱃길이 막혀 엿새 만인 1일 오후 2시쯤 도착하는 바람에 지난달 30일 치를 예정이던 울릉군 지방공무원 제한경쟁 특별임용시험(간호직 3명, 토목직 2명)을 3일 오전 10시로 연기했다.

이 때문에 공무원시험 응시생 13명도 울릉도에 묶였다.

또 울릉교육청도 지난달 27일 독도전망대(망향봉)에서 개최하려던 '2003 울릉 별 축제'를 오는 4일로 연기했다.

이와 함께 신문 등 각종 우편물의 일주일치 분량이 이날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왔으나 모두 폐지로 변해 쓰레기로 버려졌다.

울릉경실련 김유길 사무국장은 "11월 한 달 동안 보름간이나 고립되는 등 연평균 100일 이상 뱃길이 끊겨 본토와 고립되는 지역을 정부가 외면하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지난달 초순 시장.군수협의회에 참석했다가 6일간 울릉도에서 발이 묶였던 경북지역 시장.군수들도 내년 초 시장.군수회의때 울릉도 비행장 건설과 중소형 비행기 운항을 정부에 건의키로 했다.

윤영조 경산시장은 "울릉 주민과 관광객의 불편을 덜기 위해서도 대체 교통수단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창근 울릉군수는 "바다 날씨가 변덕을 부리는 10월 말에서 이듬해 2월 말까지 자주 뱃길이 끊긴다"면서 "지난 1980년까지 3만명이던 인구가 1만명 이하로 줄어들 정도로 침체된 울릉 발전을 위해서는 항공기 운항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건설교통부는 지난 2000년 북면과 울릉읍 두 곳을 대상으로 70∼100인승 비행기 취항을 위한 타당성 용역조사를 실시하고 비행장을 건설할 수 있다는 결과를 발표하고서도 지금까지 후속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울릉.허영국기자 huhy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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