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정답 시비, 수능 출제위원 자격 논란 등 탈도 많은 올해 수능(修能)은 재수생 강세가 더욱 두드러져 '재수 불패(不敗)' '고4 필수' 고착 우려를 증폭시켰다.
1999학년도부터 재수생 성적이 재학생을 추월한 이후 점수 차는 해마다 커져 올해는 원점수 기준으로 인문계는 27.3점, 자연계는 46.3점이나 벌어졌다.
고3 교실이 '묻지마 재수' 분위기로 치달을까 큰 걱정이다.
이번 수능의 원점수 평균이 지난해보다 인문계는 9.6점, 자연계는 4.8점 올라 다소 쉽게 출제됐지만, 재학생들이 체감하는 성적은 제자리걸음이거나 되레 낮아졌다면 출제에 문제가 없지 않다.
난이도 조절도 제대로 안 됐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더구나 중위권이 두꺼워져 어느 때보다 눈치작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여 고3 교실은 당혹감에 휩싸이고, 진학 지도에도 혼선이 가중되고 있는 형편이다.
이 같은 추세로는 고교 교육과정의 1년 연장과 함께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도 그만큼 늘어날 건 뻔하다.
고교 교육이 파행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것도 자명한 일이다.
이런 파행적인 교육 현상을 막으려면 재수생과 재학생간의 변별력이 나타날 수 있는 난이도 조절로 고3들이 재수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바꿔줘야 한다.
공교육 내실화는 말할 나위 없지만, 사정이 그렇지 못하다면 당분간 공교육 수준에 맞춰 출제해야 한다.
그것은 역으로 공교육을 살리는 길도 될 수 있다.
올해 수능에서 전체 영역 만점자는 지난해에 이어 나오지 않았지만, 영역별 만점자는 과학탐구.외국어영역을 제외하면 지난해의 2배 이상이나 늘어났다.
특히 수리영역은 만점자가 무려 7천770명에 이르러 영역간의 난이도 조절에도 역시 실패했다.
이젠 수능 출제와 관리뿐 아니라 그 성격과 방법에 대해 근본적인 재검토를 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는 대학 입시에 운명을 거는 수험생과 학부모는 물론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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