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일방통행 대구대 총장

대구대는 지난 1일자로 대대적인 직원 인사를 단행했다.

직제개편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109명 전보라는 대구대 사상 초유의 인사를 두고 교직원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뒤숭숭한 학내 분위기는 지난 달 중순부터 시작됐다.

CEO 총장을 자처하는 이재규 총장의 일방통행식 개혁 드라이브에 상당수 교직원들이 거부감을 보이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먼저 이 총장의 직설적인 언행이 직원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이에 노동조합의 항의성 입장표명이 교내 전산망에 등장했다.

새 집행부의 급속한 개혁 추진과 좌충우돌식 정책 발표도 교수사회의 우려를 자아냈다.

교수협의회는 지난달 12일 설문조사를 통해 '본부의 독선적인 대학운영을 경계한다'란 성명을 내기도 했다.

교협의 한 관계자는 "학교 발전을 위한 총장의 의욕은 이해하지만 의사결정 구조에 문제가 있는 만큼 정책 추진의 완급조절과 대화의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말했다.

이 총장이 발표한 120만평의 테마형 캠퍼스 조성계획에도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2천500억원 규모의 외부자본을 유치해 종합복지관과 실버타운, 골프장, 호텔, 온천 등을 포함한 대규모 테마형 캠퍼스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 총장은 이와 관련 "대학도 이제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특유의 CEO적 마인드를 강조했다.

그러나 많은 교수들은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교협측은 초대형 캠퍼스 조성사업이 법률적.경제적.교육적 측면에서 타당성이 있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대구대 재단인 학교법인 영광학원의 한 관계자도 "학교의 중대사가 이사회의 승인 등 사전 절차없이 일방통보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총장의 개혁의지를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75%가 넘는 교수들이 "대학본부의 의사결정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충분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못한 정책은 그만큼 생명이 짧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사회2부.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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