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업 쫓아내는 大邱'

"10년 후, 20년 후 대구는 과연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요즘 대구시가 잡고있는 화두(話頭)다.

그러나 그 해답은 선뜻 손에 잡히지 않는다.

대구테크노폴리스다, 한방바이오밸리다 하며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찾기에 혈안이 돼있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이 대구의 미래에 발목을 잡고있단 말인가. 자기 성찰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김범일 대구시 정무부시장의 자책성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 부시장은 3일 정례조회에서 "대구의 지역총생산이 십수년간 전국 최하위에다 부채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굉장히 어려운 것은 섬유산업의 부진과 위천산업단지 조성 무산, 낙후된 산업구조가 주 원인이겠지만 이는 눈에 보이는 이유일 뿐, 그보다 더 결정적인 이유는 대구의 반기업 정서"라고 질타했다.

특히 "제일합섬, 제일모직이 구미로 나갔는데 여러분들은 옮겨갔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그들은 불평 불만을 가지고 나간 것"이라는 발언과 "여기와서 기업인들을 만나보니 '대구는 시청, 구청에 가면 안되는 것부터 말한다'며 불만을 털어놓는다"는 얘기는 누가봐도 폐부를 찌르는 정확한 분석이다.

지방화 시대, 무엇보다 내재적이고 자생적인 혁신 역량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김 부시장의 이같은 솔직한 발언에 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처럼 의례적이고 교훈적인 시청 내부의 정례조회 발언이 유독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대구지역이 안고있는 고질적인 병폐와 한계(限界)를 속 시원히 헤집어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문제 제시로 끝나서는 안된다.

행동으로 보여야한다.

이런 대구의 정서를 반전시키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야할 적임자가 바로 정무부시장이 아닌가. 물론 이런 책임을 어느 개인에게 덮어씌우자는 것은 아니다.

'기업하기 좋은 대구'의 이미지 조성은 바로 공직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그의 발언이 우리 모두의 뼈아픈 반성으로 자리 매김하여 대구가 지방화 시대의 선두 주자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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