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짜 양주 판친다...15만원으로 2천만원짜리

'원가 2천원짜리 가짜 양주가 15만원짜리 국산양주로'.

대구경찰청 기동수사대는 4일 가짜양주를 만들어 유흥업소 등을 상대로 판매해온 신모(30.달서구 파산동)씨 등 일당 3명을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1월초 성주군 용암면 문명리 소재의 한 공예공장 건물을 빌려 양주 혼합기 등을 갖쳐놓고 가짜 양주 800여병을 만들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지금까지 만들어온 양주의 종류는 유흥업소 등지에서 가장 잘 나가는 국산 양주 두가지 제품.

경찰이 밝힌 가짜 양주 제조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혼합기에다 3천여원짜리 국산 저급 양주 12병(500ml)에다 생수 18l와 에틸알콜27l, 색깔이 나도록 식용색소를 넣고 일정 시간 섞으면 감쪽같은 가짜 양주 100여병(500ml)가 나온다는 것. 이들은 시중에서 1병당 1천원씩을 주고 구입한 양주 빈병에다 위조한 주세납세필증을 붙여 완벽한 가짜 양주를 만들어 왔다.

특히 양주 제조회사에서 가짜 양주 방지를 위해 비책(?)이라며 병 입구쪽에 부착해온 키퍼도 손쉽게 빈병에서 뽑아 가짜 양주 주입을 끝낸뒤 완벽하게 재 부착 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원가 2천원 미만으로 소매가 기준 2만5천원, 술집 판매가로 볼때는 15만원짜리 양주를 만들어온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짜 양주 제조를 끝낸뒤 병마개에 씌운 코팅 필름을 뜨거운 물에 넣으면 정품과 거의 구분이 안되는 가짜 양주로 완벽하게 만들어 진다"며 "이들이 만들어낸 가짜 양주는 정품과 쉽게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라고 밝혔다.

이들은 추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데다 아직 판매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주세완납 필증 2만1천여매와 빈병 1천500여개 등이 공장에서 발견된 점을 들어 이들이 상당량을 만들어 판매해온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짜 양주는 성분에도 문제가 있지만 유흥업소에서 탈세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어 선호도가 상당히 높아 납품 업소 등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협 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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