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시끄러운 의료계

의료계가 다시 소란스럽다.

소란은 지난달 2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건정심)에서 내년도 의료수가(진료비) 2.65% 인상이 결정되자 의사협회가 강력 반발하면서 빚어지고 있다.

의협은 의료수가 결정 이후 전국시도회장회의와 기자회견, 일간지 광고 등을 통해 건정심 탈퇴와 수가 동결을 선언하고 '엄청난 조제료를 낭비하는' 의약분업을 선택분업으로 전환할 것과 '과다한 관리비 지출 등으로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해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의협의 공세는 전방위적이다.

국민들에게 건강보험 재정을 축내는 쪽은 따로 있다고 알리고 싶은 듯하다.

의협은 의약분업을 조제위임제도로 일컫고 "의사의 조제권을 빼앗고 조제료란 항목으로 그동안 4조7천억원을 낭비한 실패한 제도"라고 규정했다.

미국 영국 독일 등 다른 나라에는 조제료가 없다는 것이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만명 이상의 인력에 매년 1조원 이상의 경비를 쓰는 방만한 경영을 하면서 파업을 일삼고 있다며 공단해체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조제권을 쥐고 있는 약사회의 반발이 없을 수 없다.

"조제료 낭비를 다시 끄집어내고 있으나 그동안 병.의원이 27조 1천억을 가져가면서 과잉진료와 고가약 처방, 부당 청구로 보험재정을 축낸 사실은 왜 감추느냐"고 반박했다.

약사회측은 의사협회서 10.6% 수가 인상안을 제시했다가 관철되지 않자 억지주장을 펴고 있다면서 의협이 조제권을 빼앗겼다고 주장하는 것은 약학대학과 약사라는 직능을 없애고 의사들이 다 하겠다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건강보험공단과 노조측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공단 관리운영비는 연간 1조원이 아니라 2002년도 결산 기준 총6천771억원이며, 직원은 현재 1만454명이나 직장.지역 의보통합과 인원감축으로 통합전과 비교하면 전체의 34.2%나 인원이 감축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공단 노동자들의 현실을 왜곡하는 의협의 이같은 행태가 계속될 경우 생존권 사수차원에서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투쟁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의료계의 이같은 소란과 혼란은 의약분업 강행 이후 간헐적으로 거듭되고 있다

이해당사자들이 무슨 소리를 하든 논란의 핵심은 밥그릇 싸움에 기초하고 있음을 모르는 국민은 없다.

이 소란통에 국민들만 끊임없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 문제다.

국민들은 의약분업 이후 터무니 없이 오르는 건강보험료를 물면서 엄청 비싸진 약을 사먹으면서 아픈 몸을 끌고 병원과 약국을 전전하고 있다.

국민들이 모르모트처럼 고달프게 시달리며 시험되고 있는 상황은 종식돼야 한다.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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