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밤 발생한 한일합섬 대구공장 화재는 건물이 노후한 데다 소방시설도 부실해 화재 피해가 컸다는 지적이다
이날 불이 난 공장 건물엔 방화벽과 소화기가 비치돼 있었으나 스프링 클러가 없어 초기 진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지난 1976년 지어진 건물이 노후해 화재에 취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두 달 전 소방합동훈련까지 했으나 최초 발견이 늦어 소방관 출동 당시 불길이 이미 치솟은 후여서 초기 진화에 실패, 피해가 더욱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인화성이 강한 합성섬유에 불이 붙으면서 다량의 유독가스가 발생한 데다 불길이 지상 10여m 이상 치솟아 오르는 등 워낙 거세 초기 진화가 불가능했다는 것. 화재진화를 위해 소방헬기까지 요청했으나 평균 풍속 7.5m가 넘는 강풍이 부는 등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헬기 출동이 불가능했을 정도였다.
불길도 워낙 거세 화재가 난 공장에서 20m 떨어진 인근 공장 건물 패널이 휘었을 정도다.
북부 소방서 박석무 현장조사반장은 "아크릴 원사, 부직포 등 합성섬유는 한번 불이 붙으면 잘 꺼지지 않는데다 이들이 엉켜 붙으면서 방수막을 형성, 물이 잘 스며들지 않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불 붙은 섬유들을 일일이 뒤지면서 진화해야 돼 잔불 정리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화재진화시 보통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등지고 진화하지만 이번 화재는 불길이 워낙 세 자칫 물을 뿌리다가 산소 공급이 될 것을 우려, 바람부는 쪽에서 불길과 맞서 진화 작업을 해야하는 바람에 진화에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불이 난 공장 인근에 아파트와 공장들이 밀집해 있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지만 다행히 바람 방향이 달라 불길과 유독가스가 번지지는 않았다.
또 아크릴 원사 창고에 5천여t의 원사가 보관돼 있었으나 몇 달 전 절반 가량의 원사가 팔려 피해가 다소 줄었다.
직기 등 공장 생산설비가 불에 타 정상 가동엔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재고 등이 남아 있어 원사수급엔 큰 지장이 없을 전망이다.
또 한일합섬 대구공장의 경우 지난 2000년 경영악화로 법정관리 중이어서 상당수 공간은 원사 보관 창고로 사용돼 왔기 때문에 향후 공장 운영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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