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하는 오후

삐걱거리는 불화의 뼈로 지은 집

천장에 매달려

용케도 버티었구나, 오랜 세월

무정란처럼 둥그스름하고도 창백한

빛, 그렁그렁 풀어내는 내 안의 강

단 한순간의 숨쉬기를 멈추고

생각난 듯 세상과의 교신을 위해

바알갛게 달구어진

낯선 암호의 파문 번지듯

30촉 연한 불빛 새어나가고 있다

강해림 '내 안의 필라멘트' 부분

강해림 시인은 늦게 등단을 했다.

그래도 친구의 누나이기에 누나 대접을 받으려 한다.

물론 누나 대접을 해 주지도 않지만….

세상의 빛이 되고 싶던 시절이 있었다.

어린 시절 친구를 따라 교회에 가서 맨 처음 들은 말이 빛과 소금의 가치였다.

하지만 이제 반 이상을 넘겨본 인생이라는 책장에서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면 과연 어떤 말로 요약할 수 있을까? 이 시는 시인의 내부에서 새어나가는 삶의 빛을 현란한 비유로 표현하고 있다.

서정윤(시인. 영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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