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종교가 한 권의 책으로 만났네".
불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목사와 기독교에서 불교로 신앙을 바꾼 비구니 스님이 함께 책을 펴내 화제다.
두 성직자가 만나 일상의 이야기를 서로의 종교적 관점에서 풀어놓은 책 '두개의 길 하나의 생각'(더불어 책 펴냄)이 출간됐다.
한 권의 책으로써 두 종교간의 화합을 부른 주인공들은 인천 한누리교회 이동연 담임목사와 강화도 백련사 혜성 스님. 이 두 성직자들의 만남은 지난해 이 목사가 강화도에 관한 책을 쓰기 위해 우연히 강화도 백련사를 방문, 혜성 스님의 도움을 받으면서 인연의 첫 단추를 끼우기 시작했다.
이 책은 세상, 길, 욕망, 돈, 자비, 사랑 등을 주제로 두 성직자가 목사와 스님의 입장에서 쓴 글을 모은 '두개의 길'과 저자들의 개종과정 및 이후의 에피소드와 각 종교가 나아가야 할 길 등을 실은 '하나의 생각'으로 나뉘어진다.
이중 가장 눈길이 가는 대목은 두 사람이 서로 종교를 바꾸게 된 사연과 개종 후의 일화를 담은 '하나의 생각' 부분. 불교 집안에서 자라 사찰 생활을 하다가 천국에 대한 동경 때문에 집안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기독교로 개종한 이 목사. 하루 6시간 이상 기도를 할만큼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던 혜성 스님은 의사도 손을 든 지병을 앓으면서 승려가 처음 읽는다는 '초발심자경문'을 우연히 읽은 뒤 완쾌된 것이 계기가 돼 승려가 됐다고 한다.
이러한 두 사람의 이야기는 한편의 잘 짜여진 드라마를 보는 듯한 즐거움과 재미로 책장을 넘기는 손을 즐겁게 한다.
이 책에서 두 성직자는 종교를 바꾼 것에 대해 추호의 후회도 없다고 했다.
"오히려 더 열린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돼 좋습니다.
전도하거나 포교할 때도 기독교와 불교의 장점들을 함께 도입할 수 있는 등 다른 종교를 체험한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자기 버림을 통해 세상을 맑게 하는 것이 바로 종교의 목적입니다.
불교의 상징인 연꽃은 혼탁한 물에서 피어 있지요. 기독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백합도 가시밭 속에서 피어나는 등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기독교와 불교 등 모든 종교는 서로 적대시하지 말아야 하며, 서로의 특색을 살려 필요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야 합니다.
무엇보다 서로의 편견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지요".
한 권의 책을 통해 종교간의 화합을 부른 두 성직자의 만남은 앞으로 우리 종교계에서 불신과 반목을 버리는 첫걸음이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