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섬유기계산업이 새 전기를 맞고 있다.
정부, 대구시가 포스트밀라노(2004~2008) 사업을 통해 '한국섬유기계연구소'에 대규모 국비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 지역 섬유기계업체들도 산.학.연 중기거점과제를 설정, 오는 2008년 9월까지 5년간 130억원의 국비지원을 통해 고성능 셔틀리스 직기(shuttless loom) 시스템을 개발한다.
새롭게 도약하는 섬유기계업체의 발돋움 현장을 둘러봤다.
▨텍스텍
대구 성서공단내 텍스텍은 국내 유일의 제직기 생산업체다.
세계 일류 상품만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월드베스트'로 이름지은 기술연구소는 텍스텍의 미래를 좌우하는 곳. 텍스텍은 매년 매출의 25%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이곳에 쏟아 부어 기술개발을 하고 있다.
130억원짜리 산자부 중기거점과제도 월드베스트가 주관해 3년여에 걸쳐 기획한 대형 프로젝트. 월드베스트는 세계 최대 워터제트룸(물이 위사를 전달하는 제직기) 생산 메이커인 텍스텍의 차세대 주력상품으로 에어제트룸(공기가 위사를 전달하는 제직기)을 선정, 120개 협력업체는 물론 동협전자, 호영기계 등 타 산업 업종까지 아우르는 대규모 제품 개발 계획을 수립했다.
김호성 월드베스트 소장은 "국내 에어제트룸의 연간 수요량은 300~500대로 이 중 절반 이상이 매년 수입되고 있다"며 "국산화에 성공할 경우 이에 따른 직.간접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협력업체인 동협전자는 금오공대와 공동으로 다단 속도제어 서보 모터, LCD 모니커, 전용센서, 통신프로토콜 등 버튼 하나만 누르면 모든 공정이 원스톱으로 끝나는 전 자동화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박종대 텍스텍 대표는 "섬유기계에 대한 지원을 서둘러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최대한 빨리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흥정밀
이 회사의 주 생산제품으로 래피어룸의 위사 전달장치인 래피어 헤드 및 밴드는 기종에 따라 25가지 종류가 있고 레버, 스프링, 볼트, 베이스 등 세부 부품 종류에 따라 다시 수백가지로 나뉜다.
이규건 대흥정밀 대표는 "워터제트룸, 에어제트룸, 래피어룸 등 일반 제직기 뿐만 아니라 섬유기계 부품 하나하나가 국산화돼야 한다"며 "섬유기계 원가 경쟁력이 곧 섬유 원가 경쟁력"이라고 했다.
대흥정밀이 래피어 헤드의 국산화에 성공한 것은 지난 91년. 부품 한세트당 가격은 31만원이나 하지만 수명은 겨우 한달밖에 안돼 제직업체들은 채산성을 유지할 수 없었다.
이 대표는 "국산화에 성공하자 세트당 가격은 14만원으로 뚝 떨어졌다"며 "결국 제직업체들의 경쟁력은 2배로 향상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차별화, 고기능성 제품도 개별 부품 조합에 달려 있다고 했다.
래피어 헤드의 세부 부품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메탈릭사, 자카드사 등 다양한 고부가 원사의 제직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대흥정밀은 지난달부터 텍스텍의 에어제트룸 개발에 참가해 4가지 핵심부품을 국산화하는 동시에 차별화, 고기능 직물 생산을 위한 부품 개조에 들어갔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사진:국내 유일의 제직기 생산업체 '텍스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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