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주군 주민숙원 뒷전으로…

'루사' '매미' 등 연이은 태풍으로 복구공사에 빚까지 진 성주군이 시급하지도 않은 직원 사무실.주차장을 확보하기 위해 수십억원을 들여 옛 성주경찰서 청사를 매입하려해 방만한 예산운용이라는 지적을 받고있다.

성주군은 내년에 23억원을 들여 성주읍 경산리 옛 성주경찰서 부지 4천67㎡와 건물 8동 2천135㎡에 대해 공유재산 취득을 군의회로부터 승인받았다.

그러나 옛 경찰서 부지의 경우 지금도 주차장으로 개방해 주민들이 사용하고 있고, 최근 군청에 입주해 있던 선관위도 새 청사를 이주해 당장 사무실도 부족하지 않은 상태로 경찰서 부지매입은 시급하지 않다는 것. 여기에 성주군은 지난해 태풍 '루사'피해로 복구공사를 위해 30억원의 기채를 발행, 내년부터 매년 10억원을 갚아야 할 형편으로 당장 사용처도 없는 건물을 매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성주군은 쓰레기 매립장 설치로 인해 올해 25억원을 들여 성주읍 삼산리 5만5천800㎡를 매입했고 내년에도 8억원을 들여 2만7천여㎡를 더 매입할 계획이다.

군이 1998년에 쓰레기 매립장 설치를 위해 5억6천여만원을 들여 사들인 대가면 도남리 4만7천여㎡도 수년간 뚜렷한 사용계획 없이 방치하고 있어 군의 공유재산취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성주군이 자체사업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예산은 70억~80억원에 불과하나 시급하지 않은 부동산 매입에 20여억원을 들이는 바람에 예산부족으로 각종 주민숙원사업은 뒤로 밀려날 형편이다.

새마을과 관계자는 "내년에 예산확보가 제대로 안돼 농로.마을안길 포장 등 상당수 소규모 주민숙원사업이 크게 줄어들거나 손도 못댈 형편"이라고 밝혔다.

주민 이모(47.성주읍)씨는 "태풍 피해에 대한 복구공사가 진행 중이고 주민을 위한 주민숙원사업이 산적한 마당에 직원 사무실 및 주차장 확보를 위한 경찰청사 매입은 늦춰도 된다"며 "건물을 매입해 사무실로 사용하려면 리모델링을 해야 하고 또 건물을 관리하려면 더 많은 혈세가 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성주군의회 오근화의원은 "사무실, 주차장을 확보하기 위한 경찰청사 매입의 필요여부를 예결위에서 따지겠다"며 "불요불급한 예산의 경우 삭감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치조 재무과장은 "부족한 사무실.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옛 경찰서 부지를 매입, 군의회를 이곳으로 옮기도록 할 계획이며 필요 재원은 옛 농업기술센터 부지를 매각해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성주.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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