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향후 신병처리 문제는 이라크 국내 뿐아니라 국
제적으로도 큰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죄목으로 부상한 과거 행적이 이라크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와도 큰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68년 7월17일 집권해 2003년 5월1일 권력을 상실하기 까지 후세인은 이
라크를 25년 넘게 통치해왔다. 후세인 독재정권 하에서 이라크 민주주의가 유린됐다.
이 과정에서 저항하는 세력들을 후세인과 바트당 정권은 가차없이 체포, 투옥, 고문
하고 살해했다. 많은 반체제 인사들이 망명길에 올라야 했다.
후세인은 또 1980년대 이라크 내 소수민족인 쿠르드족을 독가스 등을 사용해 학
살토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쿠웨이트 침공과 이에 따른 제1차 걸프전에 책임
이 있다. 쿠르드족과 이슬람 시아파의 봉기를 유혈로 억눌러 왔다.
아흐마드 챨라비 이라크 과도통치위원은 14일 사담 후세인 전대통령이 공개재판
에 회부돼 그가 저지른 범죄에 합당한 벌을 받는다"고 말했다. 과도통치위는 최근
후세인을 비롯한 바트당 정권 핵심 관계자들을 심판하기 위한 특별 사법재판소를 구
성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의 학정과 폭압에 시달렸던 이라크인들로서는 당연히 이라크 국내법에 따른
이라크 내에서의 처벌을 주장할 권리가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범죄 사실만으로도
후세인은 이라크 특별 법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의 범죄는 대량학살과 전쟁 범죄 등 반인도주의적 범죄이므로 국제 버
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미국 군정이 절대적으로 지배하
는 이라크 내의 재판은 공정성을 상실할 우려가 없지 않고, 실체적 진실을 일부만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처벌도 중요하지만 그가 저지른 국제법상의 범죄의 전모를 가감 없이 파헤치고
특히 미국이 이라크 침략 이유로 내세웠던 대량살상무기에 관한 진실이 이번 기회에
드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법학자들이나 인권단체들은 르완다나 유고 내전 관련 전범 처리 처럼 단일
한 국제적 재판정을 구성하거나 아니면 이라크의 주권을 존중해 시에라리온 내전 처
리 방식처럼 해당 국가와 국제적 기구가 혼성 법정을 구성하는 안을 제시한다.
그러나 현재로선 이라크 과도 통치위는 물론 무엇보다 미국이 이런 방안을 택하
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선을 앞두고 궁지에 몰려 있던 부시
행정부로서는 후세인 체포와 처리 문제를 이라크 내 군정과 다국적군 파병, 미국 국
내 정치에 적절히 활용할 경우 적지 않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할 것으로 여
겨진다.
더욱이 이라크 침공 명분으로 내세웠던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한 '진실'이 드러나
면 부시 행정부와 그 동맹군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은 자신들이 압도
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라크 과도통치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
서 후세인의 신병 처리라는 전후 청산의 중요한 사안을 둘러싸고 국제적 논란이 일
어날 것이 예상된다.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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