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무원시험 학원도 '좁은문'

"조금만 늦게 신청했어도 학원 등록생이 정원을 초과해 마감될 뻔 했습니다".

'취업전쟁'에 내몰린 대학 예비 졸업생들이 기말 시험이 끝나면서 내년 공무원 시험 준비를 위해 공무원 시험 준비학원으로 모여들고 있다.

특히 97년말 외환위기 직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공무원 열풍'에 졸업반 학생과 취업재수생 뿐만 아니라 직장인들까지 가세한데다 최근에는 2, 3학년 학생들도 합류하는 바람에 겨울방학 기간중 학원등록 마저도 쉽지않은 형편이 됐다.

대구시내 한 행정고시학원의 경우 내년 1, 2월동안 진행될 '공무원 시험 2개월 완성반'에 정원의 90%인 360여명이 지난 주말까지 이미 등록했다.

학원 관계자는 대학가의 기말고사가 끝나고 이번 주가 지나면 정원을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ㅅ고시학원 부원장은 "올해들어 학생들이 더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 같다"며 "기말고사가 끝나기도 전에 벌써 수강신청을 마치는 학생도 있으며 졸업학기에는 적은 학점을 신청하고 8, 9월부터 공무원시험 준비에 전념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했다.

올해 2월 졸업예정인 현모(경북대 사회학과)양은 "전공과로 기업체의 추천서 한장 날라오지 않는다"며 "여학생들의 경우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고 확실한 취업"이라고 말했다.

또 김모(계명대 공대 졸)양은 "졸업한지 3년이 지났지만 집안일을 돕고 있는 것 이외에는 사회생활을 해보지 못했다"며 "내년 4월까지 학원 강의를 반복해서 들을 계획이며 합격할때까지 도전해보겠다"고 말했다.

경북대학교 주보돈 사학과 교수는 "전공학과에 차별이 없고, 특별한 능력이나 기술이 없어도 지원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대학예비졸업생들이 매년 시험을 치르고, 목표가 뚜렷한 공무원시험 준비를 한다"며 "국가적인 낭비가 될 수도 있다"고 최근 공무원 시험열풍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2002년 9급 공무원 일반행정직 경쟁률은 95.1대1, 2003년 132.2대1 이었으며 올해는 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7급의 경우 2002년 88.2대1, 2003년 99.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검찰사무직의 경우 269대1로 직렬별 최고경쟁률을 기록했다.

2004년 국가 공무원 시험은 9급 5월16일, 7급 8월7일이다.

행정자치부는 시험별, 직렬별 선발인원 등 구체적인 사항은 내년 1월초 공고할 예정이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사진.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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