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식(金泓殖.76) (주)금복주 회장은 "소문날 일이 아닌데 얘기가 밖으로 퍼졌다"며 난감하다는 얘기부터 꺼냈다.
17일 대구.경북지역 복지시설 34곳에 100만~300만원씩 모두 1억원의 후원금을 전달하는 사실이 '외부로 유포돼(?)' 부끄럽기 짝이 없다는 것.
"내년에 제가 희수(喜壽)가 되는데 가족.회사 등 주변에서 잔치를 한다고 해요. 잔치 비용을 물으니 1억원 가까이 된대요. 당장 그만두라고 했죠. 노인네 잔치하는데 1억원이라니, 나 참...".
그는 잔치 비용을 '이웃에게 돌려주자'고 결심했다.
그리고 1억원을 만든 뒤 주변에 수소문, 34곳의 복지시설을 선택했다.
"제가 전쟁을 겪은 세대라 어려운 사람들 사정을 조금은 알거든요. 저는 부모님 덕분에 덜 떨고 산 편이었지만 그 시절을 생각해보면 한겨울에도 옷 한벌 제대로 입지 못했지요. 지금은 그때보다 덜하겠지만 여전히 떨고 있는 이웃이 많습니다.
제가 안 입는 옷을 좀 나눠준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는 '입을 다물었지만' 회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의 기부 경력은 오랜 세월 이어져왔다.
금복문화재단을 설립, 장학금 수여 등을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물질적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학술.예술단체에 대한 지원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 회사 측은 김 회장의 주도로 이뤄진 기부액을 따지면 20억원이 넘는다고 했다.
"문화재단에서 나가는 돈이 요즘은 연간 2억원밖에 안돼요. 금리가 낮은 탓이죠. 회사의 이윤이 더 커지면 원금을 더 불릴 예정입니다.
오늘의 금복주가 존재하는 이유도 지역 사회가 후원했기 때문이거든요. 후원금을 갚아나가야죠".
상주군청 공무원, 주정회사 직원 등을 거쳐 1957년 대구 달성동에서 금복주를 창업한 김 회장은 금복주를 국내 대표적 주류 메이커로 키웠다.
최근엔 참소주가 미국 뉴욕에서 연간 수천상자나 판매되는 등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1970년대 초반 전국에 413곳의 주류 회사가 있었는데 10곳으로 통폐합됐어요. 금복주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10곳에 포함이 됐지요. 사람이 먹는 것이니만큼 첫째도 위생, 둘째도 위생을 강조했는데 그 덕을 봤습니다".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업무를 챙기는 김 회장은 지금까지 그래온 것처럼 손가락질 받지 않는 기업인이 되겠다고 했다.
"직원들을 다독여주고, 이웃을 섬기는 삶을 계속하겠습니다.
저에게 남은 소유가 있다면 사회에 꼭 되돌려줄 것입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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