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규정보다는 사람간의 관계, 즉 '꽈ㄴ시(關係)'를 통하면 안되는 일이 없다"고 흔히 말하는 중국에서조차 꽈ㄴ시가 성공 비즈니스를 위한 필수조건이 되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세상이 바뀌었는데 대구의 주택업계에서는 여전히 '인맥'이 사업상 필요한 가장 중요한 네트워크로 취급되고 있다.
"대구에서 주택사업을 하기 위한 우선 조건은 대(對) 공무원 관계"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그만큼 건축행정이 진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외지의 건설업체들은 대구 사업의 가장 큰 장애물로 교통.건축심의 통과를 꼽는다.
관련 법과 규정 외에 다른 잣대가 적용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관문을 뚫기위해 어느 업체가 대구시와 관계(?)가 좋고, 심의에 영향력을 미치는지를 알아본 뒤 하청업무를 맡기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시와 구청의 관련 공무원들을 움직일 수 있는 기관에 교통영향평가용역과 건축설계를 맡기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교통영향평가에서 용적률을 최대화 하고, 건축심의에서 층고(層高)를 최대한 보장받아야 수익이 증대되고, 사업기간 단축으로 금융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대구에서는 지난 수년 동안 관련 심의위원 중 몇몇이 운영하거나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들이 아파트관련 사업을 상당량 수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당사자들이 관련된 건에 대해 주변도로의 교통흐름과 도시의 계획개발 등을 고려한 심의가 제대로 이뤄졌겠느냐 하는 것.
말썽이 일자 시가 건축심의 위원 50명 중 17명을 제외하고 모두 교체한데 이어 수성구청도 다음달부터 건축심의 위원 30여명 중 상당수를 교체, 건축행정에 공정성을 기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아무튼 이번을 계기로 일선 구청 건축심의위원은 물론이고 시 교통영향평가 심의위원도 개인사업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지를 면밀히 따져 '심의위원=수주위원'이 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대구시의 건축.교통행정이 백년대계를 보장받을 수 있다.
황재성(경제부)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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