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던 총선 출마 자치단체장의 사퇴 시한인 12월17일이 지나갔다.
당초 전국적으로 적게는 40명에서 많게는 60명에 이를 정도로 사퇴 예상자들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으로 행정 공백 등 지방자치의 파행이 우려됐으나 결국 전국에서 12명만이 사퇴서를 제출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대구.경북에서도 그동안 사퇴를 예고했거나 사퇴가 기정사실화 되던 많은 단체장들은 지방자치 발전과 행정 전념 등의 다양한 이유를 들어 사퇴 의사를 접었다.
황대현(黃大鉉) 대구 달서구청장과 김관용(金寬容) 구미시장이 16일 불출마의사를 밝힌데 이어 박팔용(朴八用) 김천시장도 17일 출마의 뜻을 접었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이들 외에도 본인의 불출마 의사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출마설이 나돌았던 박인원(朴仁遠) 문경시장, 정해걸(丁海杰) 의성군수, 김상순(金相淳) 청도군수 등도 예상대로 사표를 내지 않았다.
이들의 불출마 배경에는 여러가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한나라당 소속 단체장들로서는 자신들에게 단체장 공천을 준 현역 국회의원과의 정치적 의리 문제가 걸린데다 이들 현역 의원들과 싸워야 하는 한나라당 공천을 확신할 수 없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공통적으로 고령이라는 점 역시 걸림돌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단체장들의 불출마 방침이 사실로 확인되자 이 지역에서 출마를 준비해 온 출마예상자들은 일제히 '용단'과 '결단'이라며 칭송을 마다하지 않았다.
이들 예비 후보들로서는 가장 강력한 경쟁자 중 한 사람이 사라져 쌍수를 들고 환영할 만한 것이었다.
반면 이들의 사퇴를 전제로 단체장 보궐선거를 준비해 온 많은 도전자들은 하루 아침에 꿈이 물거품이 됐거나 2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또한 이들 가운데 일부 인사들은 아예 총선으로 목표를 선회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불출마자들과는 달리 15일 이명규(李明奎) 대구 북구청장과 임대윤(林大潤) 동구청장은 출마를 위해 구청장직을 물러난다는 뜻을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기다렸다는 듯이 이 지역 출마 예정자들은 비난성명을 발표했다.
열린우리당 대구시지부가 15일 바로 비난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각종 시민단체들도 일제히 포문을 열었고 18일에도 이 지역 출마예상자들의 공세가 이어졌다.
이들은 "지역민과의 신의를 저버린 채 개인 영달만을 위해 총선에 출마하려는 것은 반민주적이고 이기적인 행보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의근(李義根) 경북지사 역시 17일 '예상대로' 시한을 넘겼다.
그러나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들은 후보등록 이전까지가 사퇴 시한으로 돼 있어 이 지사의 거취는 아직은 유동적이다.
그러나 이 지사와 함께 국무총리 발탁설의 주인공이었던 김혁규(金爀珪) 경남지사가 지사직을 그만두고 한나라당을 탈당, 열린우리당 행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선수(先手)를 빼앗긴' 이 지사의 정치적 상품성은 다소 감소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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