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8일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가 내년 4.15 총선
관리를 위한 중립내각을 요구한 것과 관련, "세계 어느 나라 민주주의 사회도 선거
때 중립내각하는 일은 없다"며 거부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낮 충북지역 언론인과의 간담회에서 "지금 장관들 중 비중립
적인 분이 누가 있느냐. 바깥에 있는 분을 모신들 중립장관이라 하겠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지금 행자부장관도 선거에 개입할 수 없고 오히려 시도지사가
전부 다 하는게 아니냐"면서 "따라서 중립내각 하라고 하지 말고 지방자치단체장들
에게 선거개입하지 말라고 당부나 잘해주는게 옳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 정수 증원 논란에 대해 노 대통령은 "국회 의석이 350석 정도 늘어나
더라도 결코 많지 않다"면서 "의원들이 국회에 전념해 열심히 일하게 하는게 개혁의
요체여야지 국민들 기분이 좋지않다고 자꾸 국회를 깎아내리고 돈도 줄이는 방식으
로 가선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지역구도 해소를 위해선 중대선구제가 하나의 방법이나 만약
소선거구제를 이대로 둔다면 지역에서 상향식으로 선출하는 비례대표 명부를 만드는
방법이 좋을 것"이라고 지역단위 비례대표제 도입을 거듭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노 캠프'의 선거자금 모금액과 관련, "지난번 우
리가 공개한 대선자금은 지난 2000년 미국 대선의 선거자금 4조원 등에 비교할 때
대단히 검소한 것"이라며 "우리 쪽은 아무리 계산하고 또 해도 수백억원을 절대 넘
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측근비리 몸통이 대통령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잘못
했다, 미안하다 하기 이전에 참 부끄럽다"며 거듭 사과하고 "수사가 다 끝나고 특검
까지 마무리됐을 때 몸통 여부와 제 책임에 대한 제 판단까지 소상하게 밝히고 국민
평가를 받겠다"고 말했다.
대선자금 제도개선 방향에 대해 노 대통령은 "지금은 현금거래시 은행이 의심되
는 것만 신고하게 돼 있다"며 "그러나 앞으론 의심 여부를 떠나 뭉칫돈과 현금거래
는 다 신고하게 하고 특별히 소명되지 않는 경우엔 특별조사를 하게 하는 등 여러
개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치자금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정치자금 운용이 가능하
도록, 특히 정치모금 상한선을 열어주어야 한다"면서 "다만 모금의 입구와 출구 등
전 내역을 투명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신행정수도 이전 논란에 대해 "어제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가 남
아있지만 늦어도 총선이후엔 통과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누가 국민투표를
하자하면 국민투표를 딱 내놓고 찬반토론하면 충분히 설득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그러나 "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한 강력한 의지
를 강조하려는 뜻이지 국민투표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고 설명했
다.
노 대통령은 썬앤문그룹 문병욱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제 고교후배중 서울에서
꽤 성공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었고, 동창회에서도 상당한 기여를 해 오래전부터 잘
아는 사이"라며 "그러나 솔직히 말해 제가 큰 도움을 받은 편은 아니다"고 밝혔다.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문제에 대해 노 대통령은 "FTA와 WTO(세계무역기구)는
우리가 억지로 버틴다고 농업이 살 수 있는 길이 나오지 않는다"며 "FTA는 피할 수
없는 필수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기업의 중국 러시에 대해 "기술집약적인 것은 한국에 두고 인
력집약적인 것은 중국에 두는 식으로 가야 한다"면서 "그러나 어느 기업이든 기술혁
신을 통해 승부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앞으로 국가과학기술개발 투자에 집중 노
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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