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잇따르는 대형 화재에도 불구하고 공단 지역과 다중 이용 시설 등의 화재 예방 시스템이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영세 공장이 밀집한 북구 3공단 등지의 경우 상당수 공장이 가연성인 샌드위치 패널을 공장 외벽 자재로 사용하고 있으며, 유흥업소와 찜질방 등 다중 이용 시설 상당수도 소화기 비치나 피난 유도등 설치 등 최소한의 안전 수칙조차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본부 관계자들은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물주나 사업주의 안전 의식 확보가 제일 중요하지만 빈발하는 대형 화재에도 불구하고 화재에 대한 안전 의식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화재 취약한 공단 지역
대구시 소방본부가 올해 실시한 정기소방검사 결과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점검대상 1만4천746곳 중 소방점검 불량이 2천160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장의 경우 점검 대상 3천200곳 가운데 점검 불량인 업체가 581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 소방본부 박석진 예방홍보 담당자는 "공단 업체 건물의 상당수가 오래전에 지어진 것이어서 연소 확대 저지 및 화재진압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면서 "공단밀집지역의 경우 위반 사항이 불법건축물 사용과 방화관리자 미선임, 건물구조 불법변경 등 화재 발생시 큰 피해를 부를 수 있는 사안이 많다"고 밝혔다.
특히 3공단과 이현공단 등 구공단 지역은 업체간 거리간격이 짧고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로 구성된 곳이 상당수여서 대형화재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데다 3공단의 경우는 대형 업체가 다른 지역으로 옮긴 후 중소 업체가 쪼개 쓰고 있어 화재에 더욱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주상복합 붐 등을 타고 20~30층 이상 고층 빌딩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으나 소방본부가 보유한 고가사다리차는 최고 46m(건물 16층 내외 높이)까지밖에 미치지 않아 고층빌딩 화재시 초동 진화와 구조작업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다중 이용 시설도 화재 무방비
업소 특성상 밀폐된 공간을 사용하는 노래방이나 비디오방, 유흥주점과 찜질방 등 다중이용업소도 방재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대형 화재시 조기 진화 및 피난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중이용업소의 경우 유도등과 피난계단 등 피난방화시설 및 비상조명등을 설치토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설치.관리하지 않아 적발된 사례가 많은 것.
실제 대구 수성소방서가 지난달부터 이달 10일까지 다중이용업소 1천166곳을 점검한 결과 52곳이 지적을 받았으며 중부소방서도 지난 11월 한달간 시내 다중이용업소 2천183곳을 점검해 소방법을 지키지 않은 53곳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시정조치를 받은 업소들의 위반 사항은 소화기 미비치, 경보설비 발신기표시 불량, 계단.통로상 장애물 방치, 피난구 유도등 불량 등이어서 화재시 대형 참사로 이어질 우려가 높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적발된 다중이용업소 업주들이 비상구의 중요성이나 소방시설의 필요성에 대해 소홀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지속적인 소방안전교육을 통해 소방시설의 유지.관리 요령을 지도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업주들의 안전의식 확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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