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을 흠모하는 자, 옛날로 돌아가라! 세상에서 떠나고 싶은 자, 어서 떠나라!" 얼마전 유행했던 광고카피와 비슷하다고? 우리에게 '아큐정전'으로 잘 알려진 루쉰(魯迅.1881~1936)팬이라면 그가 1925년 했던 말임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루쉰의 아포리즘(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나타낸 짧은 글)들을 모은 신간 '희망은 길이다'가 번역, 출간됐다.
대학시절부터 거의 20년 동안 루쉰의 책에 심취해 왔다는 이욱연 교수(서강대 중국문화학)가 루쉰 전집 이곳 저곳에서 가려 뽑은 문구들을 모은 것.
루쉰의 글은 냉정함이 느껴질 정도로 현실적이다.
모호한 낭만성은 찾아 볼 수가 없다.
하지만 낭만적이지 않으면서 사람을 울릴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루쉰의 매력이 아닐까.
1991년 출간됐다가 이번에 '희망은 길이다'와 함께 다시 출간된 루쉰 산문집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도 자신의 글을 '잡감(雜感)'이라 불렀던 루쉰의 독특한 산문 형식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특히 루쉰이라는 위대한 사상가와 대중들의 만남을 보다 친숙하게 만들기 위해 그의 수많은 산문 중에서 정성스럽게 골라 다시 엮은 이 책은 지성인으로서 반드시 한번쯤은 읽어 볼 만한 필독서다.
"나는 알고 있다.
사람들이 어떻게 공리니 정의니 하는 미명으로, 성인군자란 간판으로, 유언비어와 여론이라는 무기로 사리사욕을 채우면서 칼도 없고 붓도 없는 약자들을 숨도 못 쉬게 하는지를…. 나는 깨어났다.
그러기에 늘 이 붓을 들어 기린의 피부 속에 감춰진 마각을 드러내고 있다". 그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불꽃같았던 그의 인생을 짐작케 한다.
또 매순간 열렬하게 사랑하고 열렬하게 증오했던 그의 강직한 문학관도…. 정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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