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지막 팬사인회 가진 이승엽선수

내년 초 일본으로 떠나는 이승엽(27)이 대구에서 마지막 팬 사인회를 열었다.

20일 오후 3시부터 1시간 가량 대백프라자 8층 전자매장에서 열린 이승엽 팬사인회에는 1천여명의 팬들이 모여 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날 평소처럼 짙은 갈색 가죽점퍼에 헤어젤로 머리를 잔뜩 올린 모습으로 팬사인회장에 들어선 이승엽은 시종 밝은 표정으로 팬들의 기념촬영 요청에도 기꺼이 응했다.

팬들은 이승엽에게 "일본에 가서도 열심히 하고 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라"는 덕담을 잊지 않았다.

이승엽은 "열심히 하겠다"며 "롯데에 가는 것이 아니라 일본에 가는 것"이라며 롯데 마린스행에 대한 일부 팬들의 부정적인 생각을 의식한 언급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승엽은 1억원 가량으로 어린이 야구 재단을 설립하거나 불우 이웃 돕기 성금을 낼 계획도 밝혔다.

이승엽은 일본행을 확정지었는데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일본행을 두고 일부 팬들의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지금은 격려를 많이 해줘서 너무 고맙다.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다"며 팬들의 여론에 상당히 신경을 썼음을 내비쳤다.

향후 일정을 묻자 그는 "연말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운동하겠다.

내년 초에는 따뜻한 외국에 가서 1주일 정도 훈련할 계획"이라며 "어디에 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 달 가량 운동을 하지 않은 것에 비해 몸 상태는 괜찮은 편이라고 했다.

그는 "생각보다 좋다.

몸이 유연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투수들의 투구가 담긴 비디오 테이프를 본 것과 관련 그는 "비디오상으로 국내 투수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직구보다 변화구가 많았는데 스트라이크존에서 떨어지는 볼이 많았다"며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언어를 빨리 익힐 생각이다.

일본에 빨리 가는 것도 선수들과의 융화를 위한 것이다"며 일본 문화 습득을 위해 나름대로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이승엽은 국내 잔류, 일본행, 메이저리그 진출을 두고 갈지자 행보에 대한 일부 비판적 시각에 대해서는 "사회를 보는 눈이 아직 어린 탓으로 봐 달라"면서도 에이전트 존 킴에 대해선 "한국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여러가지 미흡한 점이 있지만 다시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게 되면 존 킴을 통하겠다"며 여전히 그를 신임했다.

미국 현지를 방문했을 때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어떤 대접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선 밝힐 수 없다"며 함구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 그때가서 모두 말하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그는 마지막으로 "대구 팬들이 성원해줘서 고맙다.

몸은 일본에 있지만 마음은 항상 대구에 있을 것이다.

한국 최고의 선수로서 실력으로 보여줄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이창환기자 lc15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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