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우리 어머니를 돌려 주세요. 교통사고가 났으면 시신이라도 돌려 주세요". 칠곡군 동명면 이종철(32)씨와 이종연(42.대구시 북구 구암동)씨 등 일가족들이 20여일째 소식이 끊긴 어머니 이정늠(67)씨를 애타게 찾고 있다.
이들은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 어머니 사진이 담긴 전단지를 들고 동명을 중심으로 칠곡 군내는 물론 대구와 군위까지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탐문에 나서고 있다.
"동네사람들 말을 들어보니 어머니는 마을 앞 국도변에서 뺑소니 차에 치여 실종된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경찰에도 실종신고를 했다.
이정늠(칠곡군 동명면 금암3리) 할머니가 실종된 것은 지난 2일쯤으로 추정된다.
자녀들을 모두 외지에 내보내고 고향에 혼자 살던 할머니는 깡마른 체구에 얼굴에는 심한 주름이 있고 허리가 많이 굽어 지팡이를 짚은 채 팔자 걸음걸이를 한다는 것.
마을 사람들에 따르면 할머니는 불편한 몸에도 지난달 말부터 저녁이면 집에서 2㎞ 정도 떨어진 동명까지 혼자 약장수 구경을 다녔다는 것. 가족들이 뺑소니 교통사고로 추정하는 것은 밤 늦게 귀가하면서 마을 입구의 대구~안동간의 국도를 건너야 했기 때문. 행여 연락이 올까 기다리던 가족들은 결국 지난 8일 새벽 동명파출소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은 "뺑소니로 추정할 만한 물적증거가 없다"며 미온적인 자세로 대응했지만 가족들은 뺑소니 사고로 단정했다.
다음날부터 사고현장에 '뺑소니 교통사고 목격자를 찾는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칠곡과 대구, 군위, 왜관지역 병원의 응급실과 영안실을 수소문했다.
그리고 사고현장으로 추정되는 마을입구 횡단보도 주변을 샅샅이 뒤졌다.
가족들은 횡단보도 부근에서 어머니의 체취가 베인 스카프(나무색 꽃무늬)를 발견한데 이어 역시 어머니 것으로 추정되는 틀니를 발견, 경찰에 제시했으며 일주일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넘겼다.
DNA검사를 실시해 일주일 후엔 실종된 이 할머니의 틀니가 맞는지 여부가 밝혀진다.
현재 가족들은 일상생활을 팽개치고 노모찾기에 매달리고 있다.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가슴을 부여잡고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목격자의 신고를 기대하고 있다.
가족들은 "경찰에 뺑소니사고를 당한 것 같다고 신고했지만 너무 소홀하게 대처했다"며 격분하고 있다.
칠곡.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