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해득실 얽혀 양보없는 대치

국회 정개특위의 정치개혁법안 처리를 두고 여야가 충돌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이해관계가 얽혀 한치 양보없는 극한 투쟁양상으로 비화되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열린우리당은 야 3당(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의 공조에 반발,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밤샘 농성을 벌이는 사태로 이어졌다.

이날 4당 총무는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 주재로 선거법 개정안을 두고 막판 줄다리기를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급기야 선거구 획정위가 "23일까지 개정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사표를 내겠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목요상(睦堯相) 정개특위 위원장이 "23일은 세상 없어도, 어떤 물리적 저지를 극복하고서라도 법안을 처리하겠다"며 표결처리 강행방침까지 밝혔다.

그러나 표결처리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경우 연말 국회가 또다시 파행될 것으로 우려돼 실제 강행처리가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이날 정개특위 회의는 야 3당이 △현행 소선거구제 유지, △선거구 인구 상하한선의 10만~30만명 조정, △지역구 의원(현행 227명)의 243명 증원 등을 주장하며 표결처리를 시도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중대선거구제 또는 도농복합선거구제 도입, 지역구 의원수 227명 유지 등을 요구하며 맞섰다

특히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 등 열린우리당 의원 10여명이 회의장을 방문, 표결처리 반대를 주장하다 한나라당 의원들과 거친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신기남(辛基南) 의원은 "지역구 의원 증원은 국민이 반대하는 사안"이라며 "절대 표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끈했다.

첨예한 대립은 결국 표결처리 중단으로 이어졌고 열린우리당은 '여야 합의 없는 표결처리는 정치개악'이라며 밤샘농성에 돌입했다.

그러자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여론의 부담을 의식해서인지 맞대응을 하진 않았다.

열린우리당도 소선거구제가 유지될 경우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273명으로 동결할 것을 역제안했다.

이와 함께 지역구 의원은 227명으로 동결하되 비례대표는 현행 46명에서 72명으로 증원, 정수를 299명으로 늘린다는 당론을 정했다.

이에 대해 박관용 국회의장은 "(정개특위에서) 안되면 본회의에 갖고와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선거구 획정변경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의 직권상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앞서 참여연대 등 324개 시민연합인 정치개혁시민연대는 이날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자금법에 이어 선거법안을 심의했으나 우려했던 대로 기득권 사수에 혈안이 된 현역의원들의 목소리에 묻혀 개악으로 치달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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