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아직도 이런 곳이 있나

'아직도 이런 곳이 있나?'

22일 검찰에 횡령혐의로 구속된 대구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 이모(52)씨의 사건을 지켜보면서 우리 사회에 아직까지 이렇게 어두운 곳이 있다는 점에 놀라게 된다.

이사장 이씨의 공식 직함은 모두 4개다.

조합장 외에도 (주)개인택시LPG충전소 대표이사, 전국개인택시공제조합 대구지부장, 대구개인택시LPG새마을금고 이사장. 덩치가 적지 않은 사업체들이지만, 그중 LPG충전소는 4곳이나 되고 1년 매출액이 수백억원을 넘는다.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은 조합장이 1년에 3억원 가까운 돈을 판공비, 수당 등으로 받아왔다는 점이다.

비록 월급이 없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 액수라면 대구시장도 전혀 부럽지 않을 것 같다.

그는 조합원들 사이에 '화끈하고 통이 크다'는 얘기를 들어왔다고 한다.

LPG충전소, 공제조합, 새마을금고 등은 그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던 사업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97년 이후 이사장 직을 두차례나 지내며 강한 추진력으로 여러 사업을 추진해왔고 적잖은 성과를 거둬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편에서는 전횡을 행사하는 조합장으로 비쳐졌을 것이 분명하다.

조합 운영은 물론이고, 출자한 회사의 오너 자리를 혼자 독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그리 유쾌한 사실은 아니다.

특히 이번에 LPG충전소의 30대 후반 관리부장이 개인적으로 8천만원을 횡령했다는 점이나 LPG운송료를 높게 책정해 조합장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1억1천만원의 이익금을 나눠준 것만 봐도 그렇다.

위겲틔?모두가 '한탕'을 했고, 조합원들의 돈이 조합 간부들의 쌈짓돈이 돼왔다는 점만 봐도 구태의 전형이다.

한 개인택시 운전사의 이유있는 분노가 가슴에 와닿는다.

"우리는 쥐꼬리만한 수입에서 꼬박 꼬박 조합비를 내고 있는데, 조합원들의 대표가 그렇게 생활해왔다니…. 어이가 없습니다". l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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