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각-소아과의 미래

수년 전부터 각 의과대학의 일부 전문과목은 지원하는 레지던트가 아예 없거나 태부족하여 애로를 겪고 있다.

과거에도 시대에 따라 인기과목과 비인기과목이 있었으나 지금처럼 그 격차가 심각하지는 않았다.

의대졸업 후 군복무를 마친뒤 전문과목 수련을 위한 과 선택을 앞두고 한참 고민을 했던 기억이 난다.

고심 끝에 당시만 해도 제법 인기가 있었고 앞으로의 비전도 괜찮을 것 같고 적성에도 잘 맞을 것으로 생각되는 소아과를 선택했다.

그때만 해도 환아들의 수가 매우 많았을뿐 더러 어떤 때는 병실이 없어 입원대기를 할 정도였으며 주치의를 맡은 전공의들이 환자를 맡아 진료를 하는데 담당 환아의 수가 너무 많다보니 치료에 어려움이 많았으며 응급실 당직시 하룻밤을 꼬박 새우는 날도 부지기수였다.

그러나 2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개원가나 종합병원이나 전체적으로 환아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의 하나는 바로 출산율의 급속한 감소이다.

통계를 보면 출산율이 1.17명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이는 가임 여성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수가 겨우 1명을 넘는다는 의미다.

최소 2명 이상은 낳아야만 현재 인구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데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노동력을 담당할 인구도 크게 줄어들고 노령 인구는 급증하여 활력과 생산성이 떨어지는 노쇠한 나라가 될 수밖에 없다.

이 출산감소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며 전세계적인 추세라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범국가적 대책을 강구해야 할 만큼 시급한 문제가 됐다.

또 하나의 원인은 향상된 위생환경으로 인한 전염병 등의 감소, 나아진 영양상태. 완벽한 예방접종 등으로 인한 발병 원인 감소도 환아의 절대수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우리 소아과의 미래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출산율 격감과 함께 점차 열악해지는 의료 환경과 과잉 배출되는 의사수가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들어 새로운 개원 형태로 연합의원들이 늘어나는 것도 단독 개원의 형태가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기 때문이다.

환아의 수가 감소하고 앞으로도 출산율이 급증하지 않는 한 소아과가 예전같은 인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장래를 짊어지고 갈, 우리의 미래를 맡길 어린이들이 존재하는 한 소아과 전문의들은 어린이 건강을 지키는 첨병이라는 자부심으로 부단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강동민 키즈연합소아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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