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특별기고-수출 200억달러에 부쳐

초겨울 귀한 낭보가 들려왔다.

정확히 2003년 12월 19일 오후 1시 20분. 구미시가 전국 단일공단 최초로 수출 200억 달러를 달성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낙동강 모랫벌에 산업의 깃발을 꽂은 지 한 세대만에 세계화를 선도하는 구미의 모습을 확인한 날이다.

1975년 1억달러 돌파, 그리고 지금 200억달러를 초과 달성. 지난 30년 동안 구미는 쉼 없는 수출의 행진을 거듭해 왔다.

현재 환율로 어렴풋이 계산해보아도 약 24조에 이른다.

이는 전국수출의 11%, 전국무역흑자의 85%를 차지하는 경이적인 수치다.

평균연령 30세, 인구 36만의 젊은 도시, 그러나 우리나라 전체 인구로 보면 0.7%밖에 안되는 내륙의 작은 중소도시가 이룬 결과이기에 기쁨은 더욱 남다르다.

이는 현장에서 땀흘리는 근로자, 최선을 다한 기업, 시민이 함께 만들어온 소중한 결실이고 또한 멋진 교향곡이다.

우리 모두 박수를….

---국내 무역흑자의 85%

지금 구미는 축제의 현장이다.

그리고 새로운 다짐의 분위기다.

물론 나라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기회를 통해 우리는 내일을 이야기 할 수 있다.

공무원들이 출근길 시민들과 근로자들에게 머리 숙여 수고했다는 인사를 하고, 오늘을 만들어온 근로자·기업인들의 아름다운 손을 기억하고자 핸드프린팅 행사를 갖는 등 시민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한다.

앨빈 토플러가 '지리적 종언'을 선언한 지 오래이듯, 지금은 하루가 다르게 세계 경제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투자유치 관계로 해외 출장을 서너 차례 다녀왔지만, 매번 국경의 의미가 사라지고 있음을 몸으로 실감하곤 한다.

이윤을 찾아 움직이는 경제의 속성도 그렇지만 날로 변화하는 글로벌·디지털 환경은 이미 국가의 개념을 떠나 있다.

지금 한창 조성되고 있는 구미국가 4공단에도 외국의 첨단기업들이 투자를 하고 있고,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가려했던 작지만 소중한 노력이 하나하나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불꺼지지 않는 공단의 밤

그러나 구미는 새로운 시험대에 서 있는 것도 사실이다.

생산기능만 강조되는 것은 그만큼 불안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제 차근차근 21세기 새로운 비전을 구상하고 또한 구체화시켜 나가야 한다.

R&DB(연구개발 및 생산화) 기능을 갖춘 첨단과학기술공단을 조성하고 구미, 대구, 포항 등 경북이 기능별로 새로운 산업클러스터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지역공동체를 만들어 함께 발전하고 지역의 문제를 지역의 힘으로 풀어 가고자 하는 의지가 절실한 때이다.

다시 우리는 수출 300억달러를 향하여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700만평의 공단, 인구 50만을 준비하는 경북의 중심도시. 나라경제를 이끌고 세계 속에서 당당히 경쟁하고 주장할 수 있는 그런 도시, 그런 구미를 위하여 지금도 구미의 공장에는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

그리고 근로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