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계산논단-새해 지역경제 전망과 과제

금년 들어 우리나라 경제는 미.이라크전쟁, 사스, 태풍매미 등과 같은 국내외 재해와 함께 SK글로벌사태, 노사불안, 가계부채와 신용불량자 문제 등 내부불안요인의 영향으로 8월까지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연간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을 크게 하회하는 2.9%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9월 이후에는 주요국들의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수출이 급신장하면서 제조업생산이 뚜렷이 활기를 되찾는 등 회복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한편 대구.경북지역의 경제상황을 보면 연초 이래 대구지역의 경우 주력산업인 섬유산업의 침체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반면 경북지역은 전자.통신산업의 활황으로 호조를 보여 지역간 경기격차가 지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9월 이후 대구지역의 제조업생산도 자동차부품 및 기계장비부문 등의 수출호조를 배경으로 증가세로 반전되었으며 기업경기 및 자금사정지수도 다소 회복되는 조짐을 나타내었다.

또한 4/4분기에 들어서는 소비자의 체감경기와 생활형편도 미약하나마 회복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최근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월 이후 우리나라 실물경제 여건이 수출의 급증세에 힘입어 크게 개선되는 움직임을 보이자 내년 중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5%대 초반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였다.

대내적으로 노사갈등과 금융시장 불안은 물론 총선과 북핵문제 등 여러 가지 불확실성 요인들이 잔존하고 있지만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경기회복세가 본격화되고 최대 수출대상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점 등이 좀 더 낙관적인 전망을 하게 된 근거가 되었다.

이와 같이 내년 중 우리경제가 금년보다 나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지역경제의 모습도 금년에 비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금년 중 심한 침체를 면치 못하였던 대구경제는 최근 9, 10월중 산업생산이 증가로 반전하는 등 다소 희망적인 조짐을 나타내고 있어 내년에는 그동안의 부진에서 점차 탈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종별로 보면 섬유산업의 경우 국내외 수요증가로 업황이 다소 호전될 것으로 보이나 세계시장에서의 경쟁격화 등은 여전히 큰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부품산업은 최근의 수출호조가 지속되고 경기회복에 따른 내수증가 등으로 업황이 양호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통신부문은 해외수요 증가 등을 배경으로 호황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철강산업은 건설경기의 위축 등으로 생산증가세는 금년보다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

한편 지역 건설경기는 주택건설 둔화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금년에 비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민간소비활동도 큰 폭의 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내년 중 국내외 경제여건이 다소 호전되는 것을 계기로 지역경제가 나름대로 성장기반을 구축해 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최근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전자통신제품, 자동차부품, 철강 및 기계제품 등의 수출에 의한 성장모멘텀을 최대한 유지해나감으로써 지역내의 설비투자, 고용 및 소비증대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내년부터 시작될 포스트밀라노 프로젝트의 추진과 병행하여 섬유산업의 고부가가치화에 한층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현재 지역 섬유업계는 극심한 어려움 속에서도 상당수 기업들이 활로개척을 위해 기능성섬유 등 차별화제품 개발, 일부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한 소량다품종 생산체제로의 전환 모색, 마케팅 강화를 통한 브랜드 가치제고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일부 기업들의 경우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노력과 더불어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의 설립, 테크노밸리 조성 추진 등을 계기로 첨단산업의 육성에 지역역량을 결집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모쪼록 지역민 모두가 작년의 월드컵대회, 금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당시 보여준 것과 같은 단합된 힘을 최대한 활용하여 지역혁신체계의 구축과 지역경제의 체질개선을 위해 노력해 나간다면 밝아오는 새해에는 지역경제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주훈(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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