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를 지식정보화사회라고 한다.
이 시대의 특성 중 하나는 사회변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는 점이다.
IT산업의 귀재 빌 게이츠는 그래서 현대를 '속도의 사회'로 규정한 바 있다.
현대사회의 또 다른 특성은 이미지의 시대다.
산업사회가 물건을 팔았다면,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이미지를 판다.
정부나 기업, 개인의 가치가 이미지로 결정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앞 다투어 문화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도 이런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알려진 이미지를 지역발전과 연계시키려는 전략인 것이다.
▲경기도 파주시가 내년 3월 1일부터 임진강에 관광용 황포돛배 투어를 내놓기로 했다.
(주)DMZ관광이 개발한 관광상품은 임진각 관광지에서 연천군 장남면을 잇는 3시간 30분 짜리다.
코스 가운데 파주시 적성면 두지리 나루터~연천군 장남면 고랑포 나루터간 7.6㎞에는 원형 복원된 황포돛배를 띄워 40여분간 임진강을 선유하게 된다.
이 투어는 서부전선의 새 안보관광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각 언론사들이 국내.국제 10대 뉴스들을 내놓고 있다.
언론사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국내 부문 톱 뉴스는 '대구 지하철 참사'로 압축되고 있다.
지난 2월 18일, 192명의 희생자를 낸 이 참사는 대구를 악운의 도시, 사고의 도시로 이미지화 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95년 4월 28일, 상인동 지하철 참사의 기억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였기 때문이다.
▲대구의 이미지가 대형참사의 도시로 개념화된 것은 불운 탓도 있지만 이미지 관리노력을 게을리 한 탓이 더 크다.
부산이 국제영화제로, 광주가 비엔날레로 도시의 상징을 바꾸는 동안 대구는 무엇을 했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유니버시아드 개최와 오페라 하우스.월드컵 경기장.전시컨벤션 센터 건립과 같은 발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무엇보다 이미지를 개발하려는 열의와 아이디어가 없다.
대구시를 비롯한 기관단체들이 무사안일에 젖어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명색이 국내 최대의 섬유집산지라고 하면서 섬유박물관 하나 없는 연유는 무엇인가. 수백년 전통문화를 자랑하면서 볼거리 하나 변변이 만들지 못한 이유는 또 무엇인가. 벨기에의 오줌누는 아이나 덴마크의 인어동상은 한 토막 쇳조각에 불과하다.
크기라고 해봐야 60㎝, 80㎝에 불과하다.
그것을 보기 위해 세계의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이미지 때문이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서문시장을, 서거정의 대구 10경을 대구의 이미지로 재창조하는 등의 작은 시도부터 있어야 한다.
발상을 바꾸면 답은 의외의 곳에서 얻어질 수 있다.
박진용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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