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당 "명백한 사전선거운동" 발끈

한나라당은 24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청와대 출신 총선 출마자들과의 오찬

석상에서 내년 총선구도가 '한나라당대(對) 대통령.열린우리당간'의 구도로 갈 것이

라고 말한것으로 알려진데 대해 "대통령이기를 포기한 것으로 좌시하지 않겠다"고

격앙했다.

홍준표(洪準杓) 전략기획위원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는 민주당 출신 후보

가 당선되지 못하게 하는 사전선거운동"이라며 "법률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 출신

대통령이 실정법을 무시하고 총선에 혈안이 돼 앞장서서 사전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참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대통령의 일련의 사전선거운동을 야당에서 좌시하고 있어야 할지 참

으로 참기 어렵다"며 "민주당측의 대응을 보고 우리 당의 대응 수위를 검토할 것"이

라고 말했다.

박 진(朴 振) 대변인은 논평에서 "선거에서의 중립을 지켜야 할 대통령으로서

믿을 수 없는 발언"이라며 "우리 당의 거듭된 선거 중립내각 요구를 완전히 무시하

고 노골적으로 내년 총선을 한나라당과 노 대통령이라는 인위적 구도로 만들어 선거

를 치르려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주 '시민혁명' 발언으로 정치선동을 주도한데 이어 또다시 인위적인

대립구도를 설정해 놓고 국민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행위는 대통령으로서는 절대 해

서는 안될 행동"이라며 "우리는 절대 이런 발상을 용납할 수 없고,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경필(南景弼) 상임운영위원은 "나라를 경영할 생각을 하지않고 한나라당과 민

주당 죽일 생각만 하는 것 같다"며 "대통령이 새해에는 나라살림에 신경쓰기를 간절

히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지위를 포기한 발언이자 명백한 사전선거운동"이라고 발끈

하며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특히 노 대통령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을 찍는 것은 한나라당을 도

와주는 것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자 "대통령의 발언이라고 믿기

지 않을 정도로 어이없는 발언"이라며 일제히 성토했다.

김영환(金榮煥) 대변인은 "대통령으로서 직무와 책임을 망각한 발언"이라며 "청

와대가 열린우리당의 선거대책본부이고, 노 대통령이 선거대책본부장임을 온 국민앞

에 선언한 날"이라고 비난했다.

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취임초 평검사와 대화에서 썼던 말을 인

용, "'대통령님 이쯤되면 막 가자는 거죠'라고 묻고 싶다"면서 "노 대통령은 기회있

을 때마다 열린우리당을 못 도와줘서 안달인 언행을 많이 해왔고, 대선 승리 1주년

행사에서 노사모를 선동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주장했다.

유 대변인은 취재진이 조순형(趙舜衡) 대표의 논평을 요구하자 "말이 어느 정도

품위가 있으면 모르되 막가는 발언에 대표가 나서서 논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강운태(姜雲太) 사무총장은 "대통령으로서 있을 수 없는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

이라며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선관위 유권해석 등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자민련 유운영(柳云永) 대변인은 "대통령으로서의 선거중립을 훼손시키는 몰이

성적인 발언"이라며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유 대변인은 논평에서 "무당적 대통령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을 지목해 양당

구도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발언한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들겠다는 반민주

적 발상"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정국을 제대로 꿰뚫었다"고 평가

했다.

박양수(朴洋洙) 조직총괄단장은 "현재 리트머스 시험지를 오염된 물속에 넣으면

한나라당은 오염지수가 70%, 민주당은 20%, 자민련 10%정도 오염이 되는 반면, 우리

당은 오염정도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며 "어느때보다 정치개혁 열망이 높은 내년

총선 구도를 정확하게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단장은 이어 "내년 총선에서 영남은 한나라당과 우리당이, 호남은 민주당과

우리당이, 충청도는 자민련과 우리당 싸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서울을 포함한 수

도권은 젊고 개혁성과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달(張永達) 의원도 "대통령이 앞으로 국정안정을 위해 본인이 입당예정인

여당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내년 총선에서 여야격돌을 정확하게 짚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평수(李枰秀) 공보실장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국회 선거법협상과 관련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철벽공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을 찍으면 한나라당을 돕는

다는 대통령의 말씀은 전혀 틀리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이 지난 19일 노사모 등이 주축이 된 개혁네티즌

연대가 주최한 대선승리 1주년 기념제에서 언급한 '시민혁명' 발언에 이은 이날 '양

자구도 발언'에 대해 야당이 '불법선거운동'이라고 비난하고 나선데 대해 촉각을 곤

두세우기도 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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