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광우병 감염 의심 사례가 발견되면서 국내 쇠고기 시장의 중장기 수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산 수입 쇠고기가 국내 유통물량의 40% 가량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우병이 발생한 나라에서 쇠고기 수출을 재개한 전례는 아예 없는 것으로 알려
졌다.
농림부 김창섭 과장은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병인 만큼 조류독감 등 다른 가축
질병과는 달리 최종 발생일 이후 수출 재개시기 등에 대한 국제 규정이 없다"고 말
했다.
◆수급 차질 불가피 = 국내 한우 사육두수는 지난 97년 6월 292만7천마리에서
개방 파고 등의 영향으로 축산농가들이 소 사육을 줄이면서 올 3월에는 137만1천마
리로까지 떨어졌다.
최근들어 소값이 오르면서 지난 9월에는 146만4천마리 수준으로 늘었지만 지난
97년에 비해서는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쇠고기 자급률도 지난 98년 75.4%에서 작년
에는 36.6%로 낮아졌다.
정부는 당장 쇠고기 수급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현재 재고물량이 11만t으로 당장 수급차질이 빚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소비도 줄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11만t은 4개월치 정도의 공급분에 불과한 수준이다. 일반 축산농가들이 소를 키
워 도축하기까지 생산주기가 30개월인 점에 비춰 한우 증산 정책을 펴더라도 현재의
공급물량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셈이다.
한국육류유통수출입협회의 양형조 실장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고 지적했다. "쇠고기 최대 수출국중 하나인 미국의 수출이 중단되면 전세계 수입국
들이 호주나 뉴질랜드로 수입선을 바꾸려 하겠지만 이들 나라로서는 역부족일 것"이
라고 말했다.
◆쇠고기 가격 오를 듯 = 광우병 공포로 국내 쇠고기 소비가 당장은 줄 수도 있
겠지만 과거 영국 등의 사례에 비춰 시간이 흐르면서 소비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높
다.
결국 중기적으로는 수입분을 포함, 공급을 크게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수요가
정상화되면 가격이 크게 오를 수 밖에 없다.
단기적으로도 미국산 수입소를 대신해 한우나 돼지고기가 부상하면 이들 고기값
이 들썩일 수 있다. 조류독감의 영향으로 닭고기에 대한 기피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미 작년말 423만원이었던 한우 암소(500㎏ 기준)의 산지가격은 이달 23일 504
만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우 사육두수의 감소로 공급 대비 수요
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상승세를 보인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호주산에 대한 수입 수요가 늘면서 수입산 쇠고기 가격도 오를 수밖
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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