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탈북 국군포로 전용일씨 가족 표정

지난 11월 한국으로 귀국하려다 중국 공안에 체포돼 억류됐던 탈북 국군포로 전용일(72)씨가 24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는 소식을 접한 동생 수일(64.영천시 화산면 유성리)씨와 가족, 친지들은 크게 기뻐하면서 "헤어진 혈육을 하루 빨리 만나고 싶다"며 들뜬 표정이었다.

24일 오후 화산면 수일씨 집에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전용일씨의 8촌 누나 전순옥(75.영천시 과전동)씨, 8촌 동생 전영동(62.영천시 문외동)씨는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이 수십년 만에 살아 돌아오다니 기적"이라며 "지금까지 모진 세월 고통을 어떻게 참고 살아남았는지 묻고 싶다"고 눈물을 흘렸다.

8촌 누나 순옥씨는 "신문과 방송에 난 동생 얼굴을 보니 옛 모습 그대로였다"며 "한동네에서 같이 자랐던 동생이 살아 돌아오는데 무엇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고 즐거워했다.

수일씨는 "형님이 당뇨를 앓고 있고 간 기능도 나빠졌다고 해서 걱정"이라며 "형님이 오시면 함께 고향에 살기 위해 집의 방 한칸을 비워놓았다"고 말했다.

수일씨 등 가족들은 서울에서 전용일씨를 만나기 위해 26일 함께 서울로 갈 예정이다.

또 수일씨는 "오는 28일 낮 12시에 영천에서 막내딸 재희(29)가 결혼식을 올려 일가 친척들이 다 모이는데 이날 형님이 오셔서 막내 조카의 결혼식도 봤으면 좋겠다"며 정부가 용일씨의 결혼식 참석을 허가해 줄 것을 바랐다.

수일씨와 가족들은 "전용일씨가 무사히 귀국한 것은 국민 모두가 걱정해주신 덕분"이라며 "특히 귀환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송환촉구결의대회까지 벌인 영천사랑모임회와 영천재향군인회, 중국 정부에 탄원서를 낸 박진규 영천시장 등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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