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83)는 24일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성탄 전야 자정 미
사를 집전하며 전세계에 평화를 거듭 호소했다.
교황은 이어 성탄절 당일 정오에는 전세계에 보내는 성탄 메시지 '우르비 에 오
르비(Urbi et Orbi)'를 관례대로 세계 각국어로 낭독한다.
교황은 48개국에 생중계된 성탄 전야 메시지에서 "당신의 탄생과 함께 한 빛이
세상의 어둠을 비추기를, 당신이 준 사랑의 메시지의 힘이 사악한 자의 덫을 물리치
기를, 당신의 목숨이 우리가 모든 인간의 목숨이 소중함을 알 수 있도록 인도하기를
"이라고 기원했다.
또 "아직도 이 땅에는 너무 많은 피가 뿌려지고 있고 너무 많은 폭력과 갈등이
각국의 평화로운 공생을 해치고 있다"며 "우리에게 평화를 주기 위해 온 당신만이
우리를 정화된 인간, 영원히 당신에게 속한 인간, 착한 일에 열망하는 인간으로 만
들 수 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당신은 증오보다는 사랑이, 죽음보다는 삶이 승리한다는 것을 확신시켰
다"고 강조했다.
이날 자정 미사에는 약 30명의 추기경 등 가톨릭 고위 지도자들과 약 1만명의
전세계 순례객들이 참석, 예수 탄생의 참된 의미를 되새겼다.
자정 미사에 앞서 몇 시간 전에 발간된 바티칸의 공식일간지 '오세르바토레 로
마노'는 성탄절판의 제목을 "2003년 성탄절, 평화를 위한 외침" 으로 달아 평화를
위한 세계의 염원을 나타냈다.
이날 미사는 최근 몇 주 간 교회들이 테러리스트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정보
에 따라 바티칸 일대의 경비가 한층 강화된 가운데 봉헌됐다.
이탈리아 경찰은 성 베드로 광장 주변의 보초를 강화했고 성 베드로 성당에 입
장하는 신도들은 금속탐지기를 통과해야했다.
이에 앞서 24일 정오에는 바티칸 측은 30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옆에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리는 실물 크기 조각을 마련해 공개했다.
교황은 자정 미사에 이어 성탄절 당일 정오에는 전세계에 보내는 성탄 메시지 '
우르비 에 오르비'를 세계 각국어로 낭독할 계획이라고 바티칸 소식통들은 전했다.
올해 83세의 교황은 그러나 파킨슨 병 등 최근의 건강 악화로 인해 성탄절 아침
미사는 집전하지 않고 교황청 총리 겸 국무장관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이 이를 대신
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이 성탄절 아침 미사를 대행케 하는 것은 재위 26년만에
처음이다.
교황은 그러나 이달 31일과 내년 1월1일로 각각 예정된 송년 미사와 신년 미사
는 직접 집전할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의 측근인 독일 출신 요제프 라칭어 추기경은 "교황은 보다시피 신체적으로
는 고통받고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매우 강인하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바티칸시티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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