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 때도 많지만 주위분들의 사랑으로 견딥니다".
부모의 마음은 자식 하나 하나 모두 귀하고 사랑스럽지만 장애를 겪는 자녀에 대해서는 그 정성이 더욱 각별하다고 한다.
내 한몸 돌보기도 어려운 세상인심 속에서 자녀의 장애를 이해해 줄 조력자를 구하는 것마저도 힘들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50대부부의 사랑나눔이 이 겨울추위를 녹여주고 있다.
김동현(52).최현숙(51) 부부는 올초부터 자신들이 사는 2층주택 일부를 중증장애인 쉼터로 만들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사)한국장애인부모회 대구지회 장애아동 주간보호센터 '사랑의 집'으로 불리는 이 곳은 김씨부부의 분신이자 희망의 터전이다.
김씨 부부는 중증장애인의 아늑한 보금자리 마련에 대해 수년 전부터 계획한 것을 올 1월1일 본격 시작, 지난 4월1일 10여명의 중증장애인 식구를 맞이해 지금까지 이어진 것. 1남1녀의 두자녀 중 맏이인 아들(23)이 정신지체 등을 앓아 중증장애인에 대한 아련한 마음이 더 강했던 부부는 같은 아픔을 겪는 부모들이 더 많음을 알고 큰 재원도 없이 덜컥 보금자리를 꾸몄다.
부인 최씨는 "장애인 아들을 돌보면서 잠시라도 자리를 비울 수 없을 때가 많아 힘들었다"면서 "게다가 10여명의 장애인과 함께 생활하며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지칠 때마다 장애인부모회에 속한 다른 부모들이 '고생한다, 고맙다'는 말 등을 전하며 집에 들러 김치며 식혜 등을 건네 "우리가 덕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집'을 통해 장애인 부모 등이 의지하고 기댈만한 쉼터가 된다는데 감명받는다"고 했다.
또 넉넉잖은 환경이지만 함께 일하는 교사와 간사 등의 헌신적인 봉사와 차비수준밖에 되지 않는 지원에도 불구하고 한번도 찡그리지 않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온 봉사자들도 큰 힘이다.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장애인들이 더디지만 사회적응력을 보이는 점도 큰 응원이다.
정신지체 장애인 김모(31.여)씨는 "처음 이곳에 올 때만 해도 가족 도움없이는 버스도 타기 힘들었지만 이곳에서 숫자와 전화번호, 이름 등을 기억하는 것을 배워 이젠 버스타고 집에 혼자 갈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23일 오후 취재진이 찾았을 때 이곳 식구들은 비록 서툰 솜씨지만 가족 등에게 나눠줄 카드를 꾸미며 밝은 미소가 가득했다.
그러나 부부에겐 말못할 고민도 적잖다.
한달 운영비가 150만~250만원 정도가 들면서 갈수록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
부인 최씨는 "장애인부모회 대구지회 회원들의 회비 일부와 교회지원 및 지역 방송국 방청객 참여 등으로 어렵게 꾸려 나가지만 언제까지 버틸지 미지수"라며 "국비나 시비지원 등 현실적 도움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남구의회 재선의원으로 활동중인 남편 김씨는 "장애인부모회 소속회원들의 도움이 '사랑의 집'을 이끄는 가장 큰 힘"이라며 "장애인 부모의 아픈 마음은 같은 장애인 부모가 가장 잘 알기에 이들과 노력해 쉼터 공간을 좀 더 잘 꾸몄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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