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밖에서 배운다-해맞이 체험

▲해맞이 유래=해맞이 풍습은 고대사회의 태양숭배와 경천(敬天)사상에서 유래되었다.

농경생활을 하던 고대인들은 태양, 땅, 비와 같은 자연을 숭상하고 이를 신성시했다.

어느 민족이든 태양을 '광명의 신'으로 섬겼고 이런 의식은 곳곳에 남아 지금까지 이어져 온다.

며칠 전 지나간 동지(冬至)도 태양숭배사상의 하나이다.

밤이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동지를 지나면 다시 낮이 길어져 태양이 되살아난다고 믿었으며 예전엔 해맞이를 동지 날에 했다.

▲태양숭배사상의 흔적=선사 유적지와 유물 곳곳에 태양숭배사상이 배어 있다.

고인돌, 입석과 같은 거석문화와 암각화에 새겨진 동심원, 청동거울 뒷면에 새겨진 가는 선 역시 태양과 햇빛을 상징한다.

고대 국가의 건국 신화인 알에서 태어난 '난생설화' 역시 북방계 태양숭배의 상징물이다.

주몽, 박혁거세, 김알지, 김수로왕 등의 설화는 하늘과 땅을 자유롭게 왕래하는 새의 알에서 태어난 태양인 셈이다.

우리 민족이 흰옷을 좋아하는 것도 태양숭배사상의 하나다.

태양을 흰 것이라 하고 '밝음'의 뜻을 가진 흰 백(白)자를 써서 백두산을 민족의 영산이라 여겼다.

희다(白)는 해(日)라고 하는 명사에서 옮겨진 것으로 '희다'는 곧 해의 빛깔이며 해를 상징한다.

흰색은 색 중에 가장 정결한 색으로 여겼다.

고려 시대에 남색이나 갈색을 입도록 나라에서 법으로 만들었지만 그리 오래 가지 않은 것만 봐도 우리가 얼마나 흰 옷을 좋아하는 민족인지 알 수 있다.

▲해맞이 하는 곳=새로운 해를 맞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해맞이 장소로 이동한다.

사실 1초, 1분이라도 먼저 떠오르는 해를 맞으려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지만 누구보다 '먼저' 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해를 보면서 어떤 삶을 살 것인지 '다짐'하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

올해엔 어디에 어떤 의미있는 행사가 있는지 알아보자.

△동해안=강원도 일대의 양양 낙산 의상대, 동해시 추암, 속초해수욕장, 정동진 등이 일출로 유명한 곳이다.

경북 영덕군 삼사해상공원에서는 제야의 종을 치고 달집 태우기, 소망축등, 이 지역 민속춤인 월월이청정 공연도 구경할 수 있다.

'상생의 손'으로 유명한 포항 영일군 대보리의 호미곶도 많이 찾는 일출지이다.

올해엔 2004명의 관광객들에게 대형 솥으로 떡국을 제공한다고 하니 흥미로운 해맞이 행사가 될 것 같다.

△내륙지방=대구 인근에 많이 가는 곳으론 앞산과 팔공산, 갓바위 등이며 포항 시내가 보이는 영천 보현산도 일출을 보기 좋은 곳이다.

안동에선 녹전면 녹래리 해발 514m 일출봉에서 31일 오후 5시부터 지신밟기, 동요 부르기, 해넘이, 축등 점등식 등의 행사를 한다.

해가 뜨는 오전 7시39분까지 이어진다.

이곳 역시 시민 2천여명에게 무료 떡국을 나눠준다고 한다.

또 경북 하양의 골굴사(054-744-1689)와 은해사(054-335-3318)에서도 선무도 수련과 1천80배 체험, 새해 편지쓰기 등의 행사가 열린다.

그 외 해발 1219m 일월산 정상과 영주 소백산 비로봉, 구미 장천면 천생산과 선산읍 비봉산, 금오산 등 곳곳에서 일출 행사가 벌어진다.

▲주의할 점=유명한 곳을 찾는 것도 좋지만 동네 뒷산에라도 올라 서로에게 덕담을 나누며 새해 소원을 빌어보는 것도 가족 사랑의 실천이 된다.

해뜨는 시각을 정확하게 알고 가는 것도 요령이다.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너무 서두른 나머지 잠을 설쳐 불평이 쌓이면 오히려 역효과가 생긴다.

김경호(체험교육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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